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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브라질 대통령, 코로나19 확진에도 마스크 벗고 ‘따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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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국영TV브라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국영TV브라질 제공. 연합뉴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이 결국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그동안 마스크를 쓰지 않고 거리에서 지지자들과 밀접 접촉하는 등 코로나19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왔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국영 TV 브라질과 인터뷰에서도 자신이 전날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히면서 마스크를 벗고 ‘따봉’ 포즈를 취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는 내리는 비와 같아서 누구나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이전에 말한 것처럼 코로나19 때문에 공포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면서 “나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정상이며 매우 몸 상태가 좋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이후에도 이를 ‘가벼운 독감’으로 표현하며 언론이 공포감을 과장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지난 5일부터 기침과 고열 등 코로나19 의심 증세를 보였으며 전날 증상이 악화해 수도 브라질리아에 있는 군 병원에서 폐 검사와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폐 검사에서는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의료진은 말라리아약의 유사 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항생제인 아지트로마이신을 함께 처방했으며,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전날 밤과 이날 오전 등 두 차례에 걸쳐 복용했다고 밝혔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해 사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하던 약물이다.

언론을 통해 ‘정상’이라고 말한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공식일정을 취소하고 관저에서 자가격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건강 상태는 양호한 편이며 모든 공식일정을 취소하고 현재 관저에서 쉬고 있다”고 말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양성 판정 이후 부인 미셸리 보우소나루를 비롯해 대통령 가족과 참모들, 지난 주말과 전날 대통령궁에서 그를 만난 각료들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예정이다. 또 미국 독립기념일인 지난 4일 보우소나루 대통령 일행과 오찬을 함께한 토드 채프먼 대사도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오찬에는 외교·국방 등 5개 부처 각료와 대통령의 셋째 아들인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하원의원 등이 참석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보건 당국의 권고를 무시하고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브라질리아 시내를 활보하며 지지자들과 거리낌 없이 악수하고 포옹하고 다녀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난달에는 연방판사가 보우소나루 대통령에게 공공장소에 갈 때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명령하면서 이를 어기면 2000헤알(약 46만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조성민 기자 josungm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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