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규탄 시위…"법원이 디지털 성범죄 저질러도 괜찮다는 인식 퍼뜨려"
손정우 송환 불허 후폭풍…연일 규탄 기자회견 (CG) |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세계 최대 아동 성 착취물 사이트 '웰컴 투 비디오' 운영자 손정우(24)씨의 미국 송환을 불허한 법원 결정을 두고 연일 서초동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규탄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시민단체 'n번방에 분노한 사람들'은 8일 오전 서울고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법원이 앞장서서 디지털 성범죄를 저질러도 괜찮다는 인식을 퍼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단체는 "서울고법 형사20부 강영수, 정문경, 이재찬 판사는 손정우를 미국으로 인도할 경우 우리 수사당국이 받게 될 지장을 우려하고 '사법 주권'을 강조했지만 한국 사법부는 디지털 성범죄자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한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현재 손정우를 미국으로 송환하는 것 말고 '엄중히' 처벌할 방법은 많지 않다"며 "사법부는 아동 성 착취 범죄에 경종을 울리고 재발을 방지할 능력도 의지도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으로 벌써 '(아동 성착취물로 손정우가) 44억원을 벌고 저 정도면 해 볼 만하다'는 반응이 나온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엄중한 처벌, 사법 주권 운운하지만 실상은 한국 사법 시스템의 무능을 국제적으로 전시하면서도 부끄러움조차 모르는 것이다. 우리는 절망 앞에서 멈추지 않겠다"며 투쟁을 예고했다.
앞서 전날 'N번방 강력처벌 촉구시위 eNd(엔드)'팀도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손정우 송환 불허 판단은 올바르지도 않고 정의롭지 않았다. 대한민국에 정의란 없다"고 비판했다.
서울고법 형사20부는 이달 6일 '웰컴 투 비디오'와 관련한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관련 수사가 아직 국내에서 진행 중인 만큼 손씨가 미국으로 송환되면 수사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며 검찰이 청구한 손씨의 범죄인 인도를 불허했다.
손씨는 특수한 브라우저를 사용해야 접속할 수 있는 다크웹(Dark Web)에서 '웰컴 투 비디오'를 운영하며 아동·청소년 성 착취물 등 22만여건을 유포한 혐의로 2018년 3월 구속기소 됐다.
1심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고, 2심은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올해 4월 27일 만기 출소할 예정이었던 손씨는 미 법무부가 범죄인 인도 조약에 따라 강제 인도를 요구하면서 출소를 못 하고 있다가 서울고법의 인도 불허 결정 후 곧바로 석방됐다.
법원 결정 후 미 일간 뉴욕타임스는 '웰컴 투 비디오'로 아동 포르노를 내려받은 일부 미국인들이 징역 5∼15년의 중형을 선고받은 반면 운영자인 손씨는 단지 1년 반 만에 풀려났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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