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저녁 8시 경 서울시 종로구 가회동에 위치한 박원순 서울시장 공관 앞. 다수의 취재진이 몰려있으며 경찰 병력이 주변을 통제하고 있다. 박 시장의 소재는 이 시간 현재까지 파악되지 않고 있다./김인희 기자

아시아투데이 김인희 기자 = 9일 오후 5시 17분 경 경찰에 실종 신고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행방이 이날 밤 11시까지 여전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

박 시장은 9일 몸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출근하지 않은 후 행방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경찰과 서울시 등에 따르면 박 시장은 이날 오전 10시 44분께 종로구 가회동 소재 서울시장 공관에서 나와 외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시장을 마지막으로 본 사람은 그의 딸로, 그는 외출 당시 검은 모자를 쓰고 어두운 색 점퍼, 검은 바지, 회색 신발을 착용하고 검은 배낭을 메고 있었고 진술했다.

공관 CCTV에 찍힌 박 시장은 수행비서 없이 혼자 공관을 나섰고 10여분 후인 오전 10시 53분 종로 와룡공원 입구에 설치된 CCTV에 마지막으로 포착된 뒤 자취를 감췄다.

박 시장은 원래 이날 오후 4시 40분에 시장실에서 김사열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과 만나 서울-지역 간 상생을 화두로 지역균형발전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이 일정은 전날 공지된 상태였다.

그러나 박 시장은 이날 오전 중 “몸이 좋지 않다”며 일정 취소를 통보했고 서울시는 박 시장이 외출하기 직전인 오전 10시 40분께 “부득이한 사정으로 일정이 취소됐다”고 기자단에 문자메시지로 공지했다.

이와 관련해 전날 서울지방경찰청에는 박 시장에 대한 성추행 관련 고소장이 접수돼 박 시장 실종과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주목되고 있다.

박 시장의 연락두절 사실은 그의 딸이 이날 오후 5시 17분께 “4∼5시간 전에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는 취지로 112에 신고함에 따라 알려졌다.

휴대전화 위치추적 결과 박 시장의 휴대전화 신호는 서울 성북동의 핀란드 대사관저와 길상사 주변에서 마지막 기록이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밤 10시 30분 수색지휘본부의 브리핑에 따르면 경찰·소방 등을 포함, 총 660여 명의 인원이 투입돼 수색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경찰 수색견 4두, 소방 인명구조견 3두, 드론 3기 등도 투입됐다. 수색대원들은 모두 손전등을 장비하고 있으며, 대형 서치라이트도 동원됐다. 수색지휘본부는 날이 밝는 대로 경찰·소방헬기도 투입해 수색범위를 넓힐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경찰과 소방당국은 박 시장의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포착된 곳 주변을 중심으로 수색을 집중하고 있다. 수색대원들은 시신발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까마귀가 보이거나 까마귀의 울음소리가 들릴 때마다 해당 지역으로 접근해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이날 밤 성북구 대사관로에 위치한 한국가구박물관에 수색지휘본부를 설치하고 수색 장기화에도 대비하고 있다.

이날 박 시장이 발견될 경우 이송될 가능성이 높은 서울 혜화 서울대병원에도 긴장감이 감돌았다. 경찰의 수색이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병원 응급실 앞을 에워싼 기자들과 시민들은 어디론가 계속해서 전화를 걸며 박 시장 관련 소식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있었다.

응급실 차량이 도착할 때마다 셔터 소리가 일대를 울렸으며, 일부 시민은 박 사장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도착하는 응급차량의 문이 열릴 때 마다 환자의 얼굴을 주시하기도 했다.

경찰과 서울시는 최근 박 시장이 부동산대책 등에 따른 격무와 스트레스를 겪어 왔다는 점에서 휴대전화 전원을 끄고 머리를 식히고 있을 개연성과 함께 박 시장이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외출했다는 점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소재 확인 작업을 계속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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