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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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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0 대책]다주택자 稅부담 증가, 치솟는 집값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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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 부담에 매물 출회 기대…‘매물 잠김’ 현상 부추겨 재폭등 우려도

“보유세 부담, 전월세로 전가될 것”…가을 이사철 전월세 폭등 전망

세계파이낸스

사진=연합뉴스


[세계비즈=안재성 기자]정부가 다주택자의 세금 부담을 대폭 늘린 ‘7.10 대책’을 발표하면서 보유세 부담을 견디다 못한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을 거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반면 함께 강화된 양도소득세가 ‘매물 잠김’ 현상을 부추겨 되레 집값이 더 크게 오를 거란 우려도 제기된다.

또 다주택자들이 보유세 부담을 세입자들에게 전가하면서 가을 이사철에 전월세 폭등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는 예상이 힘을 받고 있다.

◆종부세·양도세 모두 상승…더 영향 큰 세금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제10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 결과’를 브리핑하는 자리에서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22번째 부동산 대책이다.

7.10 대책의 골자는 다주택자의 세금 부담을 최대한 올리는 것이다. 우선 종부세 최고세율이 현행 3.2%의 2배에 가까운 6.0%로 상승했다. 다주택자 취득세율도 기존 1∼4%에서 8∼12%로 인상했다. 취득세 중과 대상 역시 4주택 이상에서 2주택 이상으로 확대했다.

양도소득세도 강화됐다. 2021년 이후 양도분부터 1년 미만 보유 주택에 대한 양도세율은 현행 40%에서 70%로, 1년 이상 2년 미만 보유 주택의 양도세율은 기본세율(과세표준 구간별 6∼42%)에서 60%로 각각 인상했다.

이에 따라 무거운 세금 부담, 특히 보유세 부담은 다주택자들의 매물 출회를 유도할 거란 의견이 나온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종부세 부담이 너무 커져 다주택자들의 고민도 깊어질 것”이라며 “매도 등 보유 주택을 정리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양도세까지 같이 올리는 바람에 매물 잠김 현상만 더 부추길 수 있다는 염려도 존재한다. 다주택자들이 무거운 양도세를 감수하면서 파느니 그냥 종부세를 내면서 버티는 걸 선택할 거란 분석이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시중 유동성이 넘쳐흐르는 상황에서 양도세 하향조정 없이 종부세만 올리면 집주인들의 퇴로를 막아 매물이 더 잠기게 될 것”이라고 걱정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도 “지나치게 강한 규제는 매물을 더 사라지게 만들어 부작용만 부추길 수 있다”고 진단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많은 다주택자들은 2년 후 대통령이 바뀌면 종부세가 완화될 거란 희망을 가지고 있다”며 “당장 큰 손해를 일으키는 양도세를 물면서 주택을 매도하는 것보다 종부세 부담을 견디는 방향을 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매물이 잠기면서 집값은 재차 폭등할 위험이 높다”며 “그럴수록 다주택자들은 더더욱 집을 쥐고 있는 쪽을 택해 결국 종부세보다 양도세 강화의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날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도저히 견디기 힘든 경우라도 차라리 자녀 등에게 증여하지, 매도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개발·재건축 등 브랜드 신축 아파트 공급 대책이 빠진 걸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집값을 잡으려면 결국 재개발·재건축 등을 통해 신축 아파트를 공급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특별공급 및 임대아파트 공급 확대 등을 말하지만 이는 현재 집값을 띄우는데 주된 역할을 한,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주택과 결이 다르다”고 머리를 저었다.

그는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건 브랜드 신축 아파트, 그것도 강남 등 핵심 지역의 아파트”라며 “핵심 지역의 신축 아파트 공급 없이는 매물 품귀 현상이 지속돼 집값만 더 폭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월세 폭등 심화될까?” 이사철 앞두고 커지는 우려

7.10 대책 발표 후 부동산업계에는 또 하나의 공포, 전월세 폭등 현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두려움이 돌고 있다. 다주택자들이 보유세 부담을 세입자들에게 전가해 전월세를 크게 올릴 거란 분석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고래로부터 정부가 늘린 세금은 항상 가장 취약한 계층에게 전가돼 왔다”며 “이번에도 다주택자들은 늘어난 종부세만큼 전월세를 상승시키거나 전세의 월세 전환을 추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월세 폭등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시장에 전세 매물의 씨가 말랐으며, 전세가격은 크게 뛰었다.

민간업체 ‘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경기도 과천시의 전세 매물은 1139건에 불과해 전달보다 41% 급감했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은평(―26%), 금천(―21%) 등 18개 구에서 전세 매물이 감소했다.

가격도 급등 중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이달 첫째주(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1% 올라 53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7월 전세 매물 중에는 두 달 전부터 가격이 수억원이나 뛴 곳이 대다수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전세 매물 품귀로 전세 가격이 폭등 중”이라며 “아울러 다수의 임대 주택이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다주택자들이 종부세 부담을 세입자들에게 떠넘기면서 앞으로 이런 현상은 더 심화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이미 여러 다주택자들이 종부세 마련을 위해 전세를 올리거나 월세로 전환해야겠다는 의견을 피력해오고 있다”고 “가을 이사철에 세입자들의 부담이 대폭 증가할 수 있다”고 염려했다.

정부와 여당은 이런 현상을 막기 위해 이번달 내 ‘임대차 3법’의 국회 의결을 추진 중이지만, 오히려 전월세 폭등만 더 부추길 거란 우려도 존재한다.

임대차 3법은 전월세 신고제와 상한제 및 계약갱신청구권제 등이다. 1회에 한해 기존 세입자의 계약 갱신 요구을 인정해 최소 4년 거주를 보장하고, 계약 갱신 시 임대료 인상률을 5%로 제한하는 게 핵심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임대차 3법이 시행되기 전에 미리 전월세를 올려둬야 한다는 다주택자들의 압박이 심하다”며 “전세의 월세 전환도 더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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