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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금)

이슈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박원순 시장 조문 논쟁···민주당·정의당 갈라놓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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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2차 가해 막아야...당신 잘못 아니다”

최민희 전 민주당 의원, “정의당, 왜 박원순 조문 정쟁화하나”

"박 시장 서울시장 반대" 청원···35만명 찬성

민주당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침통한 분위기에 빠진 가운데 정의당이 고(故) 박 시장의 죽음을 애도할 수 없다고 하면서 민주당과 정의당 간의 ‘박원순 시장 조문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고(故) 박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으로 성추행 혐의로 피소된 사실이 거론되기 때문이다.



정의당, "2차 가해 막아야...당신 잘못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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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지난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시 직원을 향해 “당신의 잘못이 아니다”라는 취지의 위로 메시지를 보냈다. 류 의원은 “고인의 명복을 비는 사람들의 애도 메시지를 보고 읽는다. 고인께서 얼마나 훌륭히 살아오셨는지 다시금 확인한다”며 “그러나 나는 ‘당신’이 외롭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성 추행 피해자를 다독였다. 류 의원은 “존경하는 사람의 위계에 저항하지 못하고 희롱의 대상이 되어야 했던 당신이 치료와 회복을 위해 필요하다는 정신과 상담을 받고서야 비로소 고소를 결심할 수 있었던 당신”이라며 “벌써 시작된 2차 가해, 신상털기에 가슴팍 꾹꾹 눌러야 겨우 막힌 숨을 쉴 수 있을 당신이 혼자가 아님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위로했다. 그러면서 “‘네 잘못이 아니야(It‘ not your fault)’. 영화 <굿 윌 헌팅> 속 등장인물인 ‘숀’이 주인공 ‘윌’에게 전한 말”이라며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폭로로 다시 회자했던 이 말을 닿을지 모르는 공간에서 볼 수 있을지 모를 당신에게 전한다‘고 적었다. 아울러 류 의원은 “나는 조문하지 않을 생각”이라며 “그러나 모든 죽음은 애석하고 슬프다. 유가족분들께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도 가세했다. 장 의원도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차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애도할 수 없다”며 “고인이 우리 사회에 남긴 족적이 아무리 크고 의미 있는 것이었다 해도, 아직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박 시장의 성추행 혐의 피소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장 의원은 박 시장의 장례를 ‘서울특별시 장(葬)’으로 치러지는 데 대한 불편함도 드러냈다. 장 의원은 “누군가 용기를 내 문제를 제기했지만, 수사를 받을 사람은 이 세상에서 사라졌다. 이 이야기의 끝이 ‘공소권 없음’과 서울특별시의 이름으로 치르는 전례 없는 장례식이 되는 것에 당혹감을 느낀다”고 했다. 장 의원은 또 “전례 없이 행해져야 하는 것은 고위 공직자들이 저지르는 위계에 의한 성폭력에 대한 철저한 진상파악이고 재발 방지 대책”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배진교 원내대표는 고(故) 박 시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배 원내대표는 조문 후 “풀뿌리 시민운동을 함께 했던 분이라서 말할 수 없는 비통함이 있다”며 “시민들과 함께 꿈꾸려고 했던 꿈들이 앞으로 잘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성추행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아직 정확하게 나와 있는 게 없어서 입장 밝히기가 어렵다”며 “장례가 끝난 다음 처리해도 충분하다”고 했다. “당에선 우선적으로 본인이 돌아가셨기 때문에 애도와 조문을 할 계획”이라고 한 그는 “추후 상황은 발생 상황에 따라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상정 대표도 조문 후 “피해 호소인에 대한 신상털기나 2차 가해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일”이라며 “이 상황이 본인의 잘못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꼭 기억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박 시장은 숨기지 전인 지난 8일 전직 비서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당했다. 이 사건은 피고소인인 박 시장이 사망함에 따라 수사가 중단되고 ‘공소권 없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될 예정이다.



최민희, "정의당, 왜 박원순 조문 정쟁화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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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1일 “박원순 서울시장을 조문하지 않겠다”는 정의당 의원들을 향해 “정의당은 왜 조문을 정쟁화하나”라고 비판했다. 최 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박 시장 조문은 자유”라며 이렇게 말했다. 최 전 의원은 “시비를 따질 때가 있고, 측은지심으로 슬퍼할 때가 있는 법”이라며 “뭐 그리 급한가”라고 지적했다.



박원순 전 시장의 서울시장 반대 국민청원, 35만명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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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박원순씨 장례를 5일장, 서울특별시장(葬)으로 하는 것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이날 오전 10시 현재 35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이로써 청와대는 해당 청원이 마감되는 다음달 9일부터 한 달 이내에 공식 답변을 내놓게 될 전망이다.

청원인은 “박원순 시장이 사망하는 바람에 성추행 의혹은 수사도 하지 못한 채 종결됐다”며 “성추행 의혹을 받는 유력 정치인의 화려한 5일장을 국민이 지켜봐야 하는가. 조용히 가족장으로 치르는 게 맞다”고 썼다. 앞서 서울시는 이날 서울 북악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된 박원순 서울시장의 장례가 사상 첫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러진다고 밝혔다. /김상용기자 ki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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