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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박원순과 백선엽' 두 죽음에 또다시 갈라진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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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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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故)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조문을 위해 줄 지어 있다. 운영 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이며, 서울시는 고인과 유족의 의견을 반영해 분향소를 검소하게 마련했으며 화환과 조기(弔旗)는 따로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2020.7.1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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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고(故) 박원순 서울시장과 고 백선엽 장군의 장례식을 놓고 국론이 갈라지는 양상이다. 업적에 대한 평가와 비판 여론이 엇갈리는 가운데 여야 정치권이 두 죽음을 바라보는 시선도 다르다.

우리나라 시민운동의 산증인과 대표적 전쟁영웅으로 존경받는 삶을 살았지만 사회적 비난의 파급력이 큰 성추행 의혹과 친일 논란에 각각 휩싸인 탓이다.

12일 노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서훈 국가안보실장 등 청와대 핵심관계자들이 백 장군 빈소를 공식 조문했다. 전날 문재인 대통령 명의의 조화를 빈소에 보낸데 이은 후속 조치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이날 저녁 빈소를 찾는다. 그러나 여전히 당 차원에서 공식 논평은 없다. 민주당은 박 시장의 죽음이 알려진 10일에는 "서울 시민을 위해 헌신하셨던 분"이라며 논평을 냈다.

애도 분위기 자체의 온도 차는 분명하다. 여권에서는 박 시장의 빈소가 차려진 첫날(10일)에 노 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수석들과 정세균 국무총리, 당에서는 이 대표가 이끄는 지도부가 대거 조문했다. 일반 시민들의 조문 행렬도 이어져 장례식장과 서울광장 분향소 등에 이날 오후 1시 기준 1만8000여명의 시민이 다녀갔다.

미래통합당은 박 시장의 죽음에 안타까워하면서도 성추행 의혹에도 불구하고 세금이 투입되는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러지는데 비판이 나왔다. 하태경 의원과 광역자치단체장 출신인 서병수, 김기현 의원 등이 잇따라 문제를 제기했다.

박 시장을 추모하는 분위기가 자칫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이날 전주혜 의원 등 통합당 의원 48명은 입장문을 내고 "고민을 애도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고 이에 대한 예의는 갖추어야 한다"면서도 "(성추행 피해) 고소인에 대한 2차 가해를 즉시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그동안 주요 현안에 여당과 보조를 맞춰온 정의당도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류호정 의원이 "조문을 안 가겠다"며 성추행 책임 문제를 지적했고 심상정 대표는 조문을 하면서도 "가장 고통스러울 수 있는 분은 피해자"라고 언급했다.

박 시장의 5일장을 반대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불과 사흘 만인 이날 오후 4시50분 기준 53만5000여명이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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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허경 기자 =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백선엽 장군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2020.7.12/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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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박 시장의 빈소를 찾지는 않았지만 이날 백 장군의 빈소에는 조문했다. 통합당은 백 장군의 장례를 육군장에서 국가장으로 격상하고 장지도 대전현충원이 아닌 서울현충원으로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통합당 외교안보특별위원회는 이날 "문 대통령부터 국민통합의 상징이자 군 통수권자로서 직접 조문을 하고 여당은 진심 어린 공식 애도 논평을 발표하라"고 밝혔다.

김은혜 통합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12만 6.25 전우들이 있는 국립서울현충원에 그를 누이지 못하게 한다"며 "시대의 오욕"이라고 말했다. 국가보훈처는 서울현충원 장군 묘역에 공간이 없다는 이유로 유족의 신청 등으로 대전현충원에 안장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친일 논란을 의식해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민홍철 민주당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25개 독립운동가 선양단체로 이뤄진 항일독립선열선양단체연합(회장 함세웅 신부)은 친일 행적을 거론하며 이날 백 장군의 국립대전현충원 안장 결정 취소를 촉구했다.

백 장군은 대표적 전쟁 영웅이다. 한국전쟁 당시 최후의 방어선이었던 낙동강 전선의 요충지 경북 칠곡 일대에서 벌어졌던 '다부동 전투'에서 20여일간 북한군을 막아내며 전선을 지켜냈다.

1사단장이었던 백 장군은 부하들에게 '내가 선두에 서겠다. 내가 후퇴하면 나를 쏴라'고 말한 일화로 유명하다. 전쟁 이후 육군 참모총장과 교통부 장관 등을 지냈다.

다만 이 같은 업적에도 불구하고 일제 치하에서 무장독립운동가 토벌을 담당했던 만주군 간도특설대에서 복무한 경력 탓에 친일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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