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부터 닷새간 경북대병원 정문서
신도 혈장은 혈장치료제 개발용으로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경기 가평 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열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 총회장은 "국민 앞에 엎드려 사죄한다"며 큰절을 한 뒤 "교단에서는 최선의 노력을 다했지만, 환자가 많이 발생해 송구하다. 힘 닿는 데까지 인적·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 3월 모습.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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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대구교회 신도들의 집단 혈장 공여 첫날 모습. [사진 신천지 대구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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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큰 피해를 본 곳이다. 2월 중순 신천지 대구교회 한 신도의 코로나19 확진을 시작으로, 이달 10일 기준 누적 환자가 6926명을 기록 중이다. 전체 누적환자 가운데 4265명이 신천지 신도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의 중심에 '신천지'라는 말이 늘 오르내리는 이유다.
코로나19에 감염됐다가 완치된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 500명이 "치료해준 은혜를 갚겠다"며 집단 혈장 공여에 나섰다. 13일 오전 9시부터 대구 경북대병원 정문 앞에 서 있는 적십자사 '헌혈버스' 3대에 나눠타고서다. 신도들의 집단 혈장 공여는 닷새간 이어진다.
신천지 대구교회 신도들의 집단 혈장 공여 첫날 모습. [사진 신천지 대구교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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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대구교회 측은 "코로나19에 걸렸다가 완치됐다.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신도들이 혈장 공여에 자발적으로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도들의 혈장은 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을 위해 쓰인다.
신천지예수교 대구교회.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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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집단 혈장 공여는 신천지예수교 이만희 총회장의 감사 편지 후 가속화됐다. 지난달 27일 이 총회장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혈장 공여 의사를 밝힌 코로나19 완치 신도들에게 특별 감사편지를 보냈다.
그는 편지에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을 위해 혈장 공여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소식을 듣고 기뻤다. 우리 성도들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의 생명의 피를 받았다. 우리도 예수님같이 피를 줌(혈장 공여)으로 세계 만민이 코로나19의 고통에서 해방되게 하자는 뜻으로 마음을 모았음을 안다"고 적었다.
신도들의 집단 혈장 공여를 놓고 좋지 않은 시선도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국세청 감사를 받고 있고, 신도 명단 제출 문제 등으로 수사기관의 조사까지 받는 중에 이뤄지는 집단 혈장 공여인 탓이다. 일종의 '봉사 활동'을 통해 이미지를 바꾸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대구시청 앞에서 만난 40대 주부는 "이미지 개선용이 아닌지 우려스럽다. 특히 신천지 신도들의 혈장으로 만든 치료제라면, 일부 종교 단체에선 그 치료제가 필요해도 나중에 쓰지 않으려 하지 않을까"라고 의견을 전했다.
이에 대해 신천지 대구교회 관계자는 "순수한 신도들의 마음으로만 봐줬으면 한다. 이미지를 바꾸겠다는 등의 다른 뜻은 없다. 혈장 공여자에게 전해지는 소정의 교통비도 신도들은 받지 않는다"고 했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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