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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故박원순, 한 줌 재로…"어딜 가나" 유족들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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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 관 붙들고 오열…200여명 모여 추모

서울추모공원서 화장…고향 창녕으로 이동

유서에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달라"

CBS노컷뉴스 정석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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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故 박원순 서울시장 영결식에서 한 시민이 운구차량에 손을 얹고 기도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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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박원순 서울시장이 13일 화장돼 고향인 경남 창녕으로 향했다.

이날 서울시청에서 영결식을 마친 박 시장의 운구는 오전 10시 41분쯤 서울추모공원에 도착했다. 미리 기다리던 유족들은 차량을 보자 눈가를 가리며 흐느끼기 시작했다.

이낙연,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 시장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했던 서울시 전 부시장 윤준병 의원, 비서실장 출신 김주명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장, 민병덕 의원 등도 함께 자리를 지켰다.

시민들과 취재진을 비롯해 약 200여명이 운구차에서 하관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한 시민은 '박원순 시장님 사랑합니다. 당신을 기억합니다'라고 적힌 팻말과 연꽃을 들고 있었다.

10시47분쯤 운구차에서 영정사진과 위패를 꺼내자 유족들은 오열했다. 관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붙잡듯이 매달리며 "어딜 떠나가나"라며 통곡했다.

박 시장의 시신은 화장장에서 한 줌의 재가 됐다. 그는 약 12시25분쯤 유골함에 담겨 다시 운구차에 자리했다.

박 시장의 유골은 이날 오후 4~5시쯤 고향인 경남 창녕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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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영결식이 1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엄수된 가운데 지지자들이 청사를 떠나는 고인의 운구차량을 보며 오열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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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유서를 통해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달라"고 밝힌 바 있다. 박 시장의 묘는 유족의 뜻에 따라 '얕고 살짝 솟은' 모양의 봉분으로 만들어진다.

박 시장은 1956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났다. 서울 경기고와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지만 유신반대 시위 등에 참여하다 긴급조치 명령 9호 위반으로 제적당했다.

이후 단국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의 정치경제대학(LSE)에서 국제법을 공부했고 제22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대구지검 검사로 임관했다.

그러나 얼마 안 돼 강압적인 조직문화와 사형집행 장면을 참관하지 못하겠다는 이유로 사표를 내고 개업해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다. 권인숙씨 성고문사건, 보도지침사건, 구로동맹파업사건,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등 여러 굵직한 사건의 변호를 맡아 이름을 날렸다.

이밖에 1986년 학술단체인 역사문제연구소를 설립하고 1988년 만들어진 민변에서 학술간사로 활동했다. 1989년부터 1991년까지 한겨레신문사 논설위원으로 있었고 이듬해 미국 하버드대학교 로스쿨에서 객원연구원으로도 있었다.

1995년에는 대표적인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의 사무처장으로 활동하며 적극적인 사회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정치인을 대상으로 '낙천낙선 운동'을 펼치고 '결식제도 운동' 등도 진행했다. 사법개혁운동, 소액주주운동, 예산감시 정보공개운동 등 여러 사회 참여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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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영결식이 13일 오전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엄수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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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로 사퇴하자 보궐선거를 통해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펼쳤다. 이후 35, 36, 37대 서울시장을 지내면서 약 10년간 서울 곳곳에 자신의 철학을 심었다.

박 시장은 반값등록금부터 무상급식, 사회복지 대폭 확대, 임대주택 공급 확대, 도시재생정책 추진, 노동이사제 등 굵직한 정책들을 다방면에서 추진했다. 특히 주거와 청년문제에 천착해 관련 예산을 대폭 증액하고 지원책을 펼쳤다.

서울 시 모바일 결제시스템인 제로페이를 추진하기도 하고, 미세먼지 시즌제 등을 통해 고강도 환경보호 정책도 폈다. 최근에는 전국민 고용보험제도와 강남강북 불균형 해소를 위한 법 개정에도 힘썼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시기에는 적극적인 동선 공개 및 전국민 무료검사 등 방역정책을 통해 K방역을 이끌어냈다는 평을 받는다. 과거 메르스 때도 마찬가지로 선제적인 대응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박 시장을 대상으로 갑작스런 '미투' 관련 의혹이 불거졌고, 10일 자정쯤 성북구 북악산 성곽길 인근 산속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9일 오후 실종신고가 접수된지 약 7시간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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