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주식형 펀드 뿐 아니라 ETF 설정액까지 감소
주식시장 변동성 커지면서 직접투자 관심 쏠린 탓
국내·외 직접투자 금액은 상반기 내내 급증
"불확실성에 지나치게 노출…포트폴리오 분산필요"
◇ 액티브 펀드 뿐 아니라 ETF서도 자금유출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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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10일까지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도 9조 7733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주식형 펀드는 펀드매니저가 직접 종목을 골라서 투자하는 간접투자의 대표격이다. 그러나 주식형 펀드가 오랜 기간 벤치마크 지수를 하회하는 일이 잦아지면서 개인투자자로부터 외면받았다. 이러한 추세가 코로나19 이후 시장에서도 꾸준히 이어진 것이다.
주목할 점은 ETF 시장이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ETF의 설정액 역시 3조 8723억원 감소했기 때문이다. ETF는 작년까지만 해도 설정액이 계속 증가하다가 코로나19 사태를 맞은 올초부터 설정액이 급감, 연초 이후 감소 전환됐다.
ETF는 여러개의 종목을 한 바구니에 담아 살 수 있을 뿐더러 시장을 기계적으로 좇아가기만 해도 되기 때문에 개인투자자의 선택을 받아온 상품이다. 대부분 코스피200지수나 코스닥150지수의 수익률을 복제한다. ETF는 펀드매니저의 개입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액티브형 간접투자를 외면했던 투자자들도 ETF 만큼은 믿고 투자를 해왔다.
그런데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ETF에서도 손을 떼고 있다. 즉, 펀드매니저도 못 믿겠고 시장 평균수익률만 따라가는 것도 재미 없다는 개인투자자의 심리를 반영하고 있는 셈이다.
증권가에선 코로나19 이후 변동성이 커진 시장에서 더 큰 수익률을 추구하려는 투자자들이 간접투자 시장을 떠났다고 보고 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에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간접투자보단 국내주식과 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면서 국내주식 ETF까지 자금이 유출됐다”며 “보통 주식시장이 급락하면 국내주식형 ETF로 저가매수성 투자가 크게 늘어나는 데 올해에는 시장 급락에도 불구하고 자금 유입이 크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 직접투자로 달려간 개미…“포트폴리오 분산해야”
실제 개인투자자들은 간접투자에서 빼낸 자금으로 개별 종목에 직접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코스피 시장에서만 개인투자자들은 34조 1586억원의 주식을 쓸어담았기 때문이다.
해외주식 직접투자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월 54억달러에 불과했던 해외주식 매매거래금액은, 코로나19의 확산세가 뚜렷해진 지난 3월 138억달러 규모로 급증하더니 현재 186억달러 규모(약 22조 3200억원·6월말 기준)까지 커졌다. 불과 반 년 만에 해외투자세가 세 배 넘게 급증했다.
증권가에선 직접투자로의 과도한 쏠림이 향후 시장 불확실성에 지나치게 노출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삼성자산운용은 7월 보고서에서 “올 상반기 미국에서는 팬데믹 위기가 투자자로 하여금 분산투자와 자산배분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는 계기가 되면서 ETF로 2022억 달러나 순유입됐다”며 “같은 기간 한국에서는 분산된 포트폴리오에 투자됐던 자금이 특정 주식 종목에 대한 직접 투자 등으로 이동됐을 것으로 보이는데, 불확실성과 위험에 대한 투자자들의 이성적인 고려가 충분히 작동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개인투자자는 포트폴리오를 적절하게 분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개인들의 직접투자는 코로나19 이후 주가급락사태에서 일어나는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고는 보지만, 현재 변경될 계획의 세금제도는 간접투자에 불리한 구조로 짜여있어 간접시장으로의 자금이탈은 가속화될 수 있다”면서도 “개인의 경우 직접투자보다는 간접적으로 이뤄지는 포트폴리오투자를 선택하는 게 길게 놓고 보면 훨씬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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