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이슈 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서지현 검사, 故 박원순 의혹에…“‘네 미투 때문에’ 메시지 쏟아져 힘들다”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쿠키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쿠키뉴스] 김미정 기자 =검찰 내 성추행 폭로로 국내 ‘미투 운동’을 촉발했다는 평가를 받는 서지현 검사가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 왜 침묵하냐는 논란이 일자 입장을 밝혔다.

서 검사는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 역시 인권변호사로서 살아온 고인과 개인적 인연이 가볍지 않았다”며 “애통해하는 모든 분이 그렇듯, 개인적 충격과 일종의 원망만으로도 견뎌내기 힘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런데 개인적 슬픔을 헤아릴 겨를도 없이 한쪽에서는 함께 조문을 가자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함께 피해자를 만나자는 메시지가 쏟아졌다”고도 전했다. 이어 서 검사는 “한쪽에서는 ‘네 미투 때문에 사람이 죽었으니 책임지라’고 했고, 다른 한쪽에서는 ‘네 미투 때문에 피해자가 용기냈으니 책임지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마디도 입을 뗄 수 없었다, 숨쉬기조차 쉽지 않았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하는 분도, 피해자 옆에 있겠다고 말하는 분도 부러웠다”며 “그 부러움조차 허용되지 않은 채 (제게) 메시지가 더더욱 쏟아졌다”고 부연했다.

서 검사는 또 “힘들다는 말을 하려는 것도 누구를 원망하려는 것도 아니다. 모두는 경험과 인식이 다르다. 극단적인 양극의 혐오 외에 각자의 견해는 존중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능력과 분수에 맞지 않게 너무 많은 말을 해온 것 같다”며 “기적처럼 살아남았다는 것이 제가 가해자와 공범들과 편견들 위에 단단히 자리 잡고 권력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뛰어내렸던 그 절벽 어디쯤에 우연히 튀어온 돌 뿌리 하나 기적적으로 붙들고 악행과 조롱을 견뎌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그래도 손을 놓아버리면 혹여나 누군가에게 절망이 될까봐, 뭔가 할 수 있는게 있을 거라 믿으며 죽을힘을 다해 위태위태하게 매달려있다는 것을 다른 이들이 다 알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한마디도 할 수 없는 페북은 떠나있겠다”고 덧붙였다.

skyfall@kukinews.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