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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1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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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욱 GH사장 "3기신도시 역세권에 공공리츠로 고밀도 장기임대주택 지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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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기 신도시 역세권에 고밀도 장기임대주택을 짓겠습니다. 3기 신도시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들어와서 살게끔 하겠습니다"

경기도시공사에서 경기주택도시공사(GH공사)로 이름을 바꿔 새출발한 이헌욱 GH공사 사장을 수원 권선구 본사에서 만났다. GH공사는 1997년 경기지방공사로 출범해 2007년 경기도시공사로 이름을 바꾼 뒤 13년만에 새 이름을 얻게 됐다. 지방공기업으로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에 이어 두번째로 사명에 '주택'을 넣었다. 그만큼 이 사장은 경기도민 주거문제 해결에 공사가 앞장서 나서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공사에서 역대 최연소 사장으로 임명된 이 사장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해 민생경제 전문 변호사로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위원장,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임명권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는 이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활동하던 시절 성남FC·주빌리은행(장기부실채권을 사들여 채무자들의 빚을 깎아주거나 탕감해주는 은행으로 출범 당시 이재명 지사가 공동은행장을 맡았다)의 고문변호사를 역임하며 인연을 맺었다. 지난해 6·13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성남시장 예비후보로 출마한 적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정부에 주택 공급 확대를 강력히 주문하면서 3기 신도시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GH공사는 3기 신도시 가운데 유독 관심이 높은 하남교산 지구(GH 지분 30%), 과천과천 지구(GH 지분 45%), 용인 플랫폼시티(GH 지분 95%), 안산장상 지구(GH 지분 20%)에 참여하고 있다.

하남교산 지구는 3기 신도시 중 세 번째로 큰 면적으로 교산동, 덕풍동, 상사창동, 신장동 일원 649만㎡에 오는 2028년까지 약 3만2000가구의 주택을 공급한다. 총 사업비 14조4000억원 가운데 GH의 지분은 30%,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65%, 하남도시공사가 5% 수준이다. 또 과천과천 지구는 과천동, 주암동, 막계동 일원 155만㎡에 오는 2025년까지 약 7100가구 주택을 공급한다. 총 사업비 4조2000억원 가운데 GH 지분이 45%(협의중), LH가 55% 수준이다. 최근 3기 신도시의 공급 물량을 애초 계획보다 더 늘리는 방향으로 논의되고 있다. 수도권에서 최대 5만가구에 달하는 주택을 추가로 공급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헌욱 사장에게 '3기 신도시' 라는 화두를 꺼내자 장기임대주택의 중요성을 술술 풀어냈다. 그는 단순히 장기임대주택을 많이 짓겠다는 것 보다는 주거 문제를 해결할 '장기임대주택 모델'을 개발하는 데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하남, 과천 등 3기신도시 역세권에 장기임대주택을 짓겠다고 강조했다. GH가 짓는 주택의 50%를 장기 임대주택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임대주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핵심 입지에 무주택자라면 누구나 시세 60% 수준의 월세만 내면서 20년 이상 살 수 있는 신개념 임대주택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공적 영역에서 장기임대주택을 짓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수적이다.

이 사장은 "정부가 역세권 장기임대주택에 한해서 용적률을 화끈하게 높여줘 최소 49층으로 짓게끔 허용해줘야 한다"며 "여기에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나서서 공공리츠(가칭 '장기임대비축리츠')를 만들어주면 저희가 지은 장기임대주택을 그 리츠에 팔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는 이달 들어 3기 신도시의 용적률을 상향하는 방안에 대해 본격적인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사장은 임대주택 모델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GH가 가구당 원가 3억5000만원으로 장기임대주택을 짓으면 수수료 5%(1750만원)만 얹어 3억6750만원에 공공리츠에 판다. 공공리츠는 싸게 산 만큼 시세의 60%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를 받고, 월세 임대료 인상률을 연간 2% 이내로 하는 구조다.

이 사장은 임대주택에 공공리츠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츠는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에 투자하고 운영 중에는 임대소득 등을, 청산 이후 매각 대금 등을 돌려주는 부동산간접투자기구를 말한다. 공공리츠인 이유는 수익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민간 출자자는 참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이 모델에서 GH는 본전을 되찾는 게 목표"라며 "그럼에도 최대한 보수적으로 접근해서 적자 없는 사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장은 역세권 장기임대주택은 영구적으로 공적 영역으로 남겨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대 후 리츠를 청산해서 민간 영역에 팔지는 않겠다는 얘기다. 일반적인 리츠는 수십년간 임대수익을 받다가 리츠를 청산해 매각 대금을 나눠갖지만 공공리츠에서는 청산이 없다.

이 사장도 대다수 일반인들이 임대주택에 대한 반감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임대주택을 늘리면 일반주택 몫이 줄어 집값 잡기에는 도움이 안된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이 사장은 "장기임대주택의 목표는 주거 안정이지, 집값 안정은 아니다"며 "국민의 기본권인 주거권을 보장하기 위해 정부는 저렴하게 주택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3기 신도시에서 '고밀도 개발'과 '일자리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는 "신도시를 고밀도로 개발하는 게 친환경적"이라면서 "핵심 지역의 용적률을 확 높여주는 등 고밀도 개발을 해야 광역기반시설 등의 비용을 줄이고, 토지이용 효율화, 친환경 개발이라는 세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3기 신도시 용적률 상향은 국토교통부가 7·10대책에서 밝힌 주택공급 확대 방안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3기 신도시는 출퇴근 지옥 오명을 썼던 1·2기 신도시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일자리 기반 조성에 힘쓰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3기 신도시에 도시첨단산업단지 중복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3기 신도시에 둥지를 트는 기업에는 세금 혜택을 줄 방침이다. 이 사장은 "기업을 유치하는 데에 있어 직원들 출퇴근이 편리한 '입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 3기 신도시에서 직장을 다니는 사람이 3기 신도시의 장기임대주택에 거주하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GH공사는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자금력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행정안전부의 지방공기업 공사채 발행시 부채비율 제한을 당초 순자산 250%에서 작년에 300%로 확대한 바 있는데 400%까지 상향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이 사장은 "신용등급 AAA라는 최우수 신용등급에도 지방공기업 부채비율 등에 묶여서 다양한 임대주택 유형 개발이나 일자리 창출 등 신규사업 추진이 쉽지 않다"며 "주택사업을 하는 공기업만큼은 보다 높은 부채비율을 적용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He is…

△1968년 경남 의령 △부산 브니엘고, 서울대 섬유고분자공학과 △1998년 제40회 사법시험 합격 △2008년~2011년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위원장 △2011년~2015년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본부장 △2001년~2015년 법무법인 로텍,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2015년~2019년 법무법인 정명 대표변호사 △2019년~현재 경기도시공사 사장

[박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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