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바이오 업종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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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직장인 류모씨(35)는 최근 새 골프채를 구입하려는 생각에 들떠있다.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을 통해 배정받은 SK바이오팜이 말 그대로 대박을 치면서 여윳돈이 생겨서다. 류씨는 나흘 만에 374%의 수익률을 기록하자 과감히 현금화했다. 그는 "앞으로 SK바이오팜처럼 영혼을 끌어 모아 살만한 주식을 찾을 수 있을까"라며 입맛을 다셨다.
#2. 평소 주식에 관심이 많았던 권모씨(31)는 SK바이오팜 청약 열풍이 거세다는 기사를 보자 생애 첫 공모주 청약에 나섰다. 목돈이 없어 몇 주 배정받지 못했지만 큰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겼다. 권씨는 "남들처럼 빚내서 투자는 못하겠지만 바이오업종을 중심으로 공모주 청약에 꾸준히 나설 예정"이라고 말했다.
개인투자자들이 '제2의 SK바이오팜'을 찾아 바삐 움직이고 있다. 눈앞에서 몇 배의 수익을 거두는 모습을 지켜보며 개미들에게 '공모주=대박'이라는 인식을 갖게 된 것이다. 학습효과로 개미들의 시선은 바이오와 2차전지 업종에 집중되고 있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이날까지 진행된 공모주(리츠, 스팩 제외)의 일반 청약 평균 경쟁률은 무려 834대 1(13곳)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경쟁률은 462대 1(16곳)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청약증거금으로도 30조원이 넘는 역대 최대 증거금이 몰린 SK바이오팜 효과로 올해 53조원(6~7월 17일 기준)에 달해 지난해 22조원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개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업종은 2차전지와 바이오 분야다. 2차전지 믹싱 시스템 전문기업인 티에스아이의 일반 공모청약 경쟁률은 1621.1대 1로, 올해 공모주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증거금만 약 2조9941억원이 들어왔다.
2차전지 활성화 장비 제조 기업 에이프로 역시 1582.52대 1의 경쟁률과 4조6759억원의 증거금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러한 관심에 화답하듯 코스닥 시장 상장 첫 날 '따상(공모가 2배 가격으로 시초가 형성, 이후 상한가)'을 찍으며, 공모가(2만1600원)에 2배를 웃도는 가격(4만80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닥 시장 이전상장을 노리고 있는 코넥스 상장사 이엔드디가 21일부터 일반 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이엔드디는 2차전지 핵심 소재를 개발, 생산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의 흥행을 타고 바이오 업종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코넥스에서 코스닥 이전상장을 목표로 하는 항바이러스 의약품 전문 업체 제놀루션의 공모청약은 894.6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서 청약을 진행한 에스씨엠생명과학(814.91대 1), 위더스제약(1082.03대 1)도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다만 젠큐릭스(12.35대 1), 소마젠(4.42대 1)은 기대에 미치지 못해 '바이오 불패' 행진이 깨지기도 했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상장을 연기했던 업체가 많았고 주식시장이 4월부터 반등하면서 그 온기가 공모시장으로 옮겨왔다. 최근 SK바이오팜이 그 정점을 찍었고, 상장 후에도 좋은 흐름을 보이면서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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