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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이슈 수돗물 유충 사태

원희룡 제주지사 “삼다수 수준으로 수돗물 관리”…긴급점검 나선 지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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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서울 이어 전국 수돗물 유충 신고

원희룡 제주지사 정수장 찾아 수질검사 점검

부산 19건 접수…여과지 세척주기 5일→3일

청주 정수장 모래여과지 굴착기 파내 검사

충남 활성탄 여과지 4개 중 2개 교체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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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제주지사(오른쪽)가 지난 20일 오후 어생생 저수지 정수장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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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역 수돗물을 삼다수 수준으로 철저히 관리하겠다.”

수돗물 유충 사태가 확산한 지난 20일 제주시 어승생 정수장을 찾은 원희룡 제주지사는 상수도사업소 관계자를 만나 이같이 강조했다. 원 지사가 언급한 ‘제주 삼다수’는 지하 420m에서 뽑아올린 화산암반수다. 국내 생수 제품 중 인지도가 높고 해외 6개국에 수출도 하고 있다. 원 지사 발언은 “걱정 없이 마실 수 있는 수돗물을 공급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최근 수돗물 관리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생수와 정수 필터 판매량은 급증하고 있다.

제주 어승생 정수장은 하루 1만8000톤의 수돗물을 생산해 제주시 조천읍·애월읍·한림읍 등 중산간 지역 29개 마을, 1만7800명 주민의 물 수요를 책임지는 곳이다. 원 지사는 “제주도는 지하수를 주된 원수로 사용하고, 어승생 정수장과 같이 모래와 자갈로 철저히 여과하고 있기 때문에 유충 발생 위험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도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수돗물 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제주도는 지난 16일부터 정수장을 비롯해 상수도 시설물을 대상으로 청결 상태 등에 대해 특별점검을 했다. 도내 정수장 17개소 수질검사 결과, 유충은 발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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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대전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서구 괴정동 다가구 주택 주민이 "부엌 싱크대 개수대 안에 수돗물 유충으로 추정되는 벌레가 있다"고 신고했다. 대전서 신고 접수된 수돗물 유충.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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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전국 정수장 긴급점검을 지시한 가운데 각 자치단체들이 정수장과 배수지 등 수돗물 공급시설 전반을 살펴보느라 분주하다. 인천과 경기 지역에서 수돗물 유충 발견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서울, 대전, 울산 등 전국 곳곳에서 유충이나 벌레가 나왔다는 신고가 잇따른 데 따른 것이다.

부산시는 21일 12시 기준 수돗물 유충 의심 신고가 19건 접수돼이 중 10건의 유충을 확인했다. 부산시는 지난 17일 수돗물을 공급하는 덕산·명장·화명 정수장 등 3개 정수장의 활성탄 여과지 등을 점검한 데 이어 배수지와 가압장 72개소를 자체 점검했다.

수돗물 급수는 통상 정수장을 거쳐, 배수지, 세대 저수조나 물탱크로 공급이 이뤄진다. 부산시는 3개 정수장의 활성탄 여과지 세척 주기를 5일에서 3일로 단축하고, 활성탄 여과지 사이에 투입하는 오존(O3)의 농도를 1.0ppm에서 1.2ppm으로 늘렸다. 정수장 수질검사 시간은 4시간에서 2시간으로 단축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환기구와 방충망, 출입문 등 가압장과 배수지 시설물을 점검하고, 배수지 내부 유충 서식 여부와 잔류염소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수장 오존 농도 높이고, 세척 주기 단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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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과 경기에 이어 서울에서도 수돗물 유충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생수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편의점 GS25, CU 등에 따르면 수돗물 유충 발견 신고가 접수된 인천 지역 점포의 최근 4일간 생수 판매량이 지난주 대비 1.5배에서 두배 가까이 늘었다. 사진은 2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생수 판매대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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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에서는 지난 19~20일 흥덕구 가경동의 아파트와 비하동 상가, 상당구 용암동·금천동의 아파트 등 4곳에서 유충으로 보이는 벌레가 나왔다는 신고가 접수돼 당국이 긴급 조사에 나섰다.

청주시는 지북 정수장 1.3m 깊이 모래여과지를 굴착기로 파내 여섯 군데서 시료를 채취해 검사했다. 채희준 청주시 정수팀장은 “3일에 한번씩 공기를 강하게 불어 모래여과지를 세척하는데, 횟수를 2일에 한번씩 하는 것으로 늘렸다”며 “6일에 1회씩 하는 활성탄 흡착지 세척작업도 3일마다 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꿨다”고 말했다.

울산에서는 지난 17일 환경부와 합동점검한 결과 회야 정수장 활성탄 흡착지에서 유충 15마리가 발견됐다. 유충 15마리 중 14마리는 최종 오존 처리 등을 거치며 사체로 나왔다. 울산상수도사업본부는 지난 17일부터 회야와 천상 정수장의 활성탄 흡착지 전수조사를 추진 중이다. 현재까지는 이물질 발견 사례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울산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수돗물이 가정 수도꼭지로 전달되기 직전까지 정수지와 배수지 이물질 발생 여부를 24시간 지속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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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천시 등 일부 지자체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됨에 따라 20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상수도사업소 용인정수장에서 관계자들이 안전한 수돗물을 위해 여과지 활성탄 검체 채취 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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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수돗물 유충 발견 사례가 접수되지 않은 지역도 정수장 점검에 고삐를 죄고 있다. 인천과 경기 시흥·화성지역에서 입상활성탄 여과방식을 쓰다 여과지에서 유충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이와 유사한 방식을 운용하는 정수장들이 우선 점검 대상이 됐다.

충남의 경우 11개 정수장 가운데 활성탄 방식을 사용하는 곳은 공주와 예산 2곳이다. 공주(옥룡 정수장)는 인천 공촌 정수장과 같은 공정(입상방식)을 쓰는데, 현장 조사 결과 유충은 발견되지 않았다. 예산 정수장도 점검에서 특별한 이상은 나오지 않았다.

충남도는 한국수자원공사·자치단체 등과 협조, 공주 옥룡 정수장의 여과지 4개 중 2개를 올해 안에 우선 교체할 방침이다. 예산 등 나머지 10개 정수장은 23일까지 점검을 마친 뒤 방충설비 등 시설문 운영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대전시는 정수장 입상활성탄 여과지 세척주기를 단축할 방침이다. 대전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수용가(가정 등)의 물탱크와 외부에 도출된 노후 수도관 등을 통해 벌레 등이 유입될 가능성도 있다”며 “수도시설 주변을 깨끗하게 관리해달라”고 당부했다.



광주광역시 “노후 상수도 교체 앞당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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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허태정 대전시장이 상수도사업본부 송촌정수사업소를 방문, 수돗물 생산현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 대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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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천안시도 정수장 2곳과 배수지 30곳을 대상으로 긴급 점검을 벌였다. 조사 결과 특별한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 천안지역 정수장의 경우 인천과 달리 모래 여과지를 사용하는 표준정수처리 방식을 쓰고 있다. 천안시는 예방 조치로 염소소독을 강화하고 여과지 세척주기 단축, 정수지·배수지 해충 유입 차단시설 점검 등을 벌이고 있다.

광주광역시는 지난 15일과 16일 이틀간 광주지역 용연·덕남 정수장 2곳에서 착수정과 침전지, 여과지, 정수지 등 각각 1개소와 배수지 17개소를 정밀 점검했다. 광주시는 지점마다 1~2리터의 물을 채취한 뒤 자체 실험실에서 깔따구 유충이 있는지 확인했는데 깔따구 유충은 발견되지 않았다. 각 주요 지점별로 진행한 육안 조사에서도 유충은 확인되지 않았다.

광주시는 수돗물 사고와 깔따구 유충 대응을 포함하는 현장 조직을 운영하기로 했다. 기존 3개 반으로 운영되던 것을 11개 반으로 늘린다. 광주시 관계자는 “노후 상수도 교체 예산을 50억원에서 150억원까지 늘리고 상수도 세척작업도 전면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제주·부산·청주·대전·광주광역시·대구·울산=최충일·황선윤·최종권·신진호·진창일·김윤호·백경서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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