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7.23/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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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이 나라, 믿을 수 없는 게 수돗물 뿐일까.'
23일 국회 본청 228호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장에 걸린 백드롭(배경 현수막) 문구다.
연이어 통합당 백드롭 문구가 눈길을 끈다. 20일에는 '"그렇게 해도 안 떨어져요, 집값" - 더불어민주당'을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 배경으로 내걸었다.
백드롭은 정당이 주요 회의를 할 때 지도부 뒤편에 건다. 취재진의 카메라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에 해당 정당이 국민에게 하고 싶은 말을 압축적으로 표현하는 수단이다.
통합당은 집값 폭등과 수돗물 유충 사태 등을 소재로 정권의 정책 실패를 연일 신랄하게 백드롭에 담고 있다.
과거에도 백드롭이 화제를 모은 적이 종종 있었다. 2018년 4월 보수정당의 심장부로 꼽히는 본청 228호를 당시 자유한국당이 되찾은 날 백드롭 문구는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우리도 그래서 망했다'였다.
역대 보수정당의 당 대표실 등으로 사용된 228호는 2017년 탄핵정국 속에 바른정당으로 넘어갔다가 다시 한국당의 품에 돌아왔다.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7.20/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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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안팎에서는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 출범 이후 통합당의 백드롭 문구가 한층 감각적으로 바뀌었다는 평가가 상당하다.
20일 '그렇게 해도 안 떨어져요, 집값' 문구만 해도 진성준 민주당 의원의 논란 발언을 그대로 옮겨 적는 파격을 연출했다. 정부 부동산 대책의 신뢰성에 의문을 던지는 메시지 효과는 극대화됐다.
제21대 국회의 첫 출근일이었던 6월1일 백드롭 문구 '변화 그 이상의 변화'도 호평을 받았다. 앞에 변화는 '파란색' 뒤에 변화는 '분홍색'(통합당 상징색)으로 적었다. 요컨대 통합당은 향후 민주당을 뛰어넘는 변화를 보여주겠다는 뜻을 간결하게 나타냈다.
백드롭 문구 등은 김선동 사무총장이 실무자들과 머리를 맞댄 결과다. 시각영상디자인을 전공한 젊은 김수민 홍보본부장(1986년생)이 역할을 하고 있다.
다음 달 선보일 통합당의 새 당명도 김 본부장이 실무를 총괄하고 있다. 김 사무총장은 "당의 정체성을 잘 드러내면서도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이름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 안팎에서는 '한국당'과 같은 단순한 명칭에 '함께 간다'는 의미를 부여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총체적 체질 개선을 추진 중인 통합당이 얼마나 국민의 눈길을 사로잡을 당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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