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포함 전국 7곳 정수장에서 유충 발견
수돗물 유충 보도 이후 수도용품 매출 20배 증가
전문가 “필터 맹신 말아야, 물 끓여 먹거나 정수기 이용”
인천을 비롯해 서울·경기·부산 등 수돗물에서 유충 발견 신고가 잇따라 접수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 이마트 용산점에서 한 시민이 샤워기와 필터를 들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 14~19일 인천 지역에 있는 동인천·계양·연수·인천공항·검단점의 수도 용품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986.7% 급증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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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인천 지역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발견된 이후 수돗물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필터 사용량이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필터 사용이 유충과 같은 물질을 일부 걸러내는 효과는 있겠지만 유해물질을 근본적으로 없애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수돗물 유충은 지난 9일 인천 서구 지역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온다는 민원 신고가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이후 23일까지 인천에서만 수돗물 유충 관련 신고가 800건을 넘었다. 이에 환경부는 전국 49개 정수장에 대한 긴급점검에 나섰고 인천 부평·공촌정수장 외에도 경기 화성, 김해 삼계, 양산 범어, 울산 회야, 의령 화정 등 7곳의 정수장에서 유충이 발견됐다.
환경부는 “인천 이외 지역 정수장의 활성탄지 표층에서 유충이 발견됐고 수돗물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며 “다만 유충 발견 즉시 활성탄 교체와 세척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이에 시민들 사이 수돗물 섭취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됐다. 백순영 가톨릭 의대 미생물학교실 교수는 “정수장에서 유충이 혼입됐다고 하지만 인천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가정 수도관에서 유충이 발견된 건 아닐 것”이라며 “우리가 가정에서 사용하는 수돗물은 고도의 정수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안심해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서 “다만 언론을 통해 나타난 이미지 때문에 심리적으로 수돗물 사용이 찜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수돗물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최근 샤워 필터 사용량은 급격하게 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티몬에 따르면 수돗물 유충이 처음 보도된 지난 13일부터 21일까지 샤워 필터·녹물 필터 등 수도 용품 매출은 지난달과 비교해 2000%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유충이 발견된 인천 지역에서는 수도 용품 매출이 3300%나 증가했다.
하지만 전문가는 샤워 필터가 큰 효과를 볼 수는 없을 거라고 지적했다. 백 교수는 “만약 유충과 같은 이물질이 혼입 되었다면 수도꼭지나 샤워기에 다는 필터가 걸러낼 수는 있겠지만 물 속에 포함된 미생물 등 다른 유해물질까지 걸러내는 효과는 없을 것”이라며 “필터를 맹신해서는 안되고 만약 불안하다면 고가의 필터가 사용되는 정수기를 이용하거나 물은 끓여 마시면 된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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