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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내년 집값 안올라도 재산세 급증…서민아파트는 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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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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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택자 재산세' 폭탄' 논란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중저가 주택과 고령자 보유주택 재산세율을 인하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올해는 시가 9억원 이하 아파트만 시세 급등으로 재산세가 올랐으나 내년부터는 공시가격 현실화율 로드맵에 따라 서민 아파트까지 재산세가 급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재산세율을 그대로 적용하면 집값이 안 올라도 중저가 아파트 소유자의 세부담이 크게 늘어 사실상 '보편적 증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정부관계부처에 따르면 행정안전부와 국토교통부는 내년 주택 재산세 급증을 막기 위해 지방세법을 개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 7·10 부동산 대책에서는 다주택자의 부동산 세금 부담을 높이기 위해 종부세와 양도세, 취득세 세제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부동산 세제 중 재산세만 유일하게 대책에서 빠진 셈이다.

종부세는 1주택자 기준 공시가격 9억원 이상이면 내야 하는데 납세자는 총 51만명으로 전체의 약 1%만 해당된다. 반면 공시가격 9억원 미만 주택 보유자로 재산세만 내는 사람은 납세자의 99%로 대부분이다. 재산세 세제개편은 99%에 해당하는 중저가 주택 보유 서민의 급격한 세부담 증가를 덜어주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고가 주택의 재산세가 늘어난 주 원인은 집값이 올라서다. 집값이 오르면 과표가 올라가 적용하는 세율도 더 높아진다. "재산세 폭탄"이라는 일각의 주장과 달리 전체 아파트의 95%에 달하는 시세 9억원 미만은 재산세가 많이 오르진 않았다. 재산세 부과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이 전년 대비 1.96% 오르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정부가 중저가 주택에 부과되는 재산세 개선에 나서는 이유는 재산세 부과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이 내년부터 대폭 오를 수 있어서다.

국토부는 주택 공시가격을 시세의 90% 수준으로 올리기 위한 공시가격 로드맵을 오는 10월 말 내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올해까지는 시가 15억원 이상의 고가 주택 위주로 공시가격을 크게 올렸으나 내년부터는 중저가 주택도 공시가격을 함께 올려야 하는 숙제를 안은 셈이다.

예컨대 현재 시세 9억원 아파트의 공시가격은 6억원(현실화율 69%)에 그치는데 이를 최대 8억원 이상(현실화율 90%) 끌어올려야 한다. 집값이 상승하지 않아도 공시가격이 2억원 이상 오르기 때문에 재산세 부담이 급격하게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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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방세법을 개정해 중저가 주택의 재산세율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주택에 대한 재산세는 과표기준 6000만원 이하는 세율이 0.10%고 6000만원~1억5000만원은 0.15%(기본세금 6만원), 1억5000만원~3억원 이하 0.25%(기본세금 19만5000만원), 3억원 초과는 0.4%(기본세금 57만원)로 차등 적용하고 있다. 3억원 이하 주택의 세율을 지금보다 낮추거나 고가 주택 세율을 더 올리는 등의 차등 적용 방안이 논의 테이블에 올랐다.

재산세의 공정시장가액비율 60%를 조정하는 대안도 가능하다. 시가 9억원, 공시가격 8억원 아파트의 경우 공시가격에 0.6을 곱한 금액인 4억8000만원이 과표가 된다. 중저가 주택의 경우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보다 낮추면 과표가 낮아져 세부담을 덜 수 있다. 종부세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올해 90%고 2022년에는 100%로 상향되는데 재산세는 주택가격별로 차등적용해 1주택자 서민의 세부담을 낮출 수 있다. 정부는 65세 이상 고령자 보유 주택 재산세를 낮추는 특례 조항 신설도 검토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재산세율을 조정할지,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수정할지 등은 현재 확정된 바 없다"며 "10월 말 나오는 공시가격 로드맵을 통해 공시가격을 어느 정도 속도로 얼만큼 올릴지 결정하고 이에 연동해 재산세 인하 수준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시가격 인상으로 내년 재산세 '폭탄' 우려가 제기되자 서울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이 지방세법 취지를 살려 지자체에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권을 넘겨야 한다는 요구도 하고 있다. 자칫하면 1주택 서민의 재산세가 크게 올라 보편적 증세가 될 우려를 감안해서다.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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