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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달라"…필리핀, 남중국해 이슈로 껄끄러운 중국에 S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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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주석에게 코로나19 백신 필리핀 우선 접종 부탁"

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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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필리핀이 코로나19 백신 시판을 앞둔 중국에 백신 접종 우선권을 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2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의회 연설에서 중국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면 필리핀이 이를 우선 접종할 수 있도록 시진핑 중국 주석에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중국이 백신을 개발하면 필리핀이 (다른 나라들 보다) 우선적으로 접종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했다"며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얻으려는 요구가 클 것이기 때문에 백신 개발사나 다른 정부로부터 어떻게 백신을 얻을 것인가는 우리 정부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남중국해를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과 관련해서는 최대한 외교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남중국해에서 필리핀의 입장을 지키면서 중국과의 외교를 추진하고 싶다. 전쟁을 각오하지 않는 한 냉정해져야 한다"며 "중국은 무기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무기가 없다. 전쟁을 해야하지만 우리는 그럴 여력이 없다"고 인정했다.


최근 두테르테 대통령이 남중국해에서 영향력을 넓히고 있는 중국에 안보이익을 희생시키면서까지 가까이 밀착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군사적으로 우위에 있는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한 셈이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으로 중국과 외교적으로는 껄끄러운 관계에 있지만 코로나19를 계기로 양국 관계에서 실리를 우선 챙기겠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의 시노팜은 현재 코로나19 백신 3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으로 연내 일반에 백신 접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2016년 취임 이후 중국과의 관계 증진을 모색해 왔다. 중국 역시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에 미국의 간섭이 심해지고 있다고 판단, 필리핀을 비롯한 분쟁 당사국들과의 관계 개선에 힘쓰고 있다. 최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필리핀 외무장관과 화상회의를 갖고 "중국과 필리핀은 우호적인 이웃"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필리핀과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업인 패스트트랙',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부문에서 협력할 수 있다고 손을 내밀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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