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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2 (일)

이슈 인공위성과 우주탐사

독자개발 액체 발사체 누리호에 고체 부스터 쓰면 큰 위성 탑재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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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지침 개정으로 우주발사체 개발 어떻게 달라지나

한겨레

2018년 11월28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에 장착될 75t 액체로켓 시험발사체가 성공리에 발사되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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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미사일지침이 28일 개정돼 우주 발사체 분야의 고체연료 사용 제한이 풀리면서 우리나라 우주 발사체 개발과 생산에 새로운 돌파구가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을 주축으로 한 우리나라의 우주 발사체 개발은 그동안 액체연료 기반에 국한돼왔다. 기존 미사일지침은 총역적, 곧 로켓엔진이 낼 수 있는 추력을 초당 100만파운드로 제한했다. 항우연은 ‘나로호’ 발사 때 2단 킥모터용 고체연료 로켓 사양을 이 규정에 맞춰야 했다.

세계 각국의 주요 우주 발사체는 일본의 입실론, 유럽의 베가 등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액체연료를 사용한다. 우리나라가 독자 개발한 발사체 ‘누리호’도 마찬가지다. 고체연료 로켓은 산화제와 연료를 섞어 굳힌 것이어서 한번 불을 붙이면 끌 수가 없는 반면 액체연료 로켓은 출력이나 점화·소화를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체연료 로켓을 부스터(보조발사체)로 사용하면 출력을 높여 훨씬 큰 탑재체를 쏘아 올릴 수 있다. 우주왕복선 발사에 부스터를 쓰는 이유다.

누리호로도 달 탐사선 보낼 수 있어…고체연료 로켓 개발 4~5년이면 충분

한겨레

고체연료 부스터가 장착된 미국의 델타-2 7925 로켓. 항우연 제공


누리호는 내년 2월과 10월 두차례 발사가 예정돼 있다. 현재는 1.5톤 위성을 600~700㎞ 지구 저궤도에 올려놓는 것이 목표다. 향후 몇년 뒤 고체연료 로켓을 개발해 누리호에 부스터를 붙이면 훨씬 큰 위성을 더 높은 궤도에 올릴 수 있다. 부스터로 쓰려면 총역적이 기존 지침 한도의 수십배인 초당 수천만파운드에 이르러야 한다.

우리나라는 2022년 하반기에 누리호로 달 궤도선을, 2030년에는 누리호 개량형으로 달 탐사선을 발사할 계획이다. 만약 지금 개발된 3단의 누리호에 총역적 초당 120만파운드의 고체연료로 된 4단을 장착하면 300㎏의 달 탐사선을 3만8천㎞ 달 궤도에 투입시킬 수 있을 것으로 항우연은 보고 있다.

우리 군은 국방과학연구소를 중심으로 고체연료 미사일 개발을 꾸준히 해와 이 분야에서는 북한보다 앞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거리 탄도미사일 현무-4는 탄두 중량이 2톤에 이른다. 하지만 고체연료 미사일 기술을 우주 발사체에 전용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우주 발사체 연구계에서는 고체연료 로켓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기간이 액체연료 로켓의 절반 수준인 4~5년이면 충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고정환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은 “액체연료 기반의 로켓에 고체연료 부스터를 장착하면 발사체 개발의 확장성이 크게 늘어난다”며 “다양한 용도와 다양한 형태의 발사체를 개발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근영 기자 ky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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