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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은행권 DLS·DLF 사태

개미들 ‘골드러시’...DLS도 원유 대신 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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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DLS 발행 연초 3억→최근 380억

연일 급등 국내외 금값 또 사상최고

서울경제


국제 금값을 기초자산으로 한 원자재 파생결합증권(DLS) 발행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최근 금 가격이 끝없는 상승을 기록하면서 투자자들이 금 투자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반면 원자재 DLS 시장에서 주도적 위치를 차지했던 원유 DLS는 ‘마이너스 유가’ 사태 이후 신규 발행이 자취를 감춘 상태다.

2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27일까지 국제 금 가격(런던 금 오후 고시가격)을 기초자산으로 한 DLS(파생결합사채 DLB 및 외화 발행 포함)는 총 376억원가량 발행된 것으로 집계된다. 이는 지난달 발행 규모(295억원) 대비 27.45% 증가한 수치다. 국제 금값을 토대로 한 DLS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 초에도 사실상 투자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지 못하던 상품이었다. 실제 월별 발행 규모를 보면 금 DLS는 올해 2월과 3월 각각 3억원, 2억원 수준으로 발행된 것이 전부였을 정도다.

DLS는 국제유가, 금·은 등 원자재 가격이 만기 때까지 일정한 범위에 내에 있으면 사전에 약속한 이자를 주는 상품을 말한다. 원자재를 기반으로 한 DLS는 사실상 국제유가의 방향성에 베팅하는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3월 국제유가가 역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찍자 약 1조원 규모에 달하는 국내 원유 DLS 전 종목은 손실 구간(녹인)을 건드렸다. 이 사태 후 6월 처음으로 만기를 맞은 상품은 -48%의 최종 손실을 기록했고 오는 8월 또 한 번 만기 폭탄을 기다리고 있다. 8월 만기를 맞는 원유 DLS는 약 100억원 규모다. 이에 원유 DLS에 기피가 생기며 올 4월 이후 관련 DLS는 하나도 발행하지 못한 반면 금 DLS에 대한 선호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이는 금값의 거침없는 상승세와 무관하지 않다는 설명이 많다. 최근 금값은 연일 사상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는데 이날 KRX 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3.41%(2,640원) 오른 8만100원에 마감했다. 전일 찍었던 최고가 기록을 하루 만에 다시 뒤집은 것이다. 최고가 경신 행진은 5거래일 연속이다. 이날 거래량도 501㎏으로 전일의 최대치(454㎏)를 바로 갈아엎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도 27일(현지시간) 8월 인도분 금은 온스당 1,931달러에 마감해 전일보다 1.8%(33.50달러) 올랐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9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한 것이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금값이 계속해서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이 현물·ETF 등 여러 투자처를 찾고 있는 모습”이라며 “금 DLS 발행이 늘어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발행된 금 DLS는 만기가 1년 내외로 대체로 길지 않다. 이때 금 가격이 발행 시초가 대비 약 100~130% 안에 있으면 사전에 제시한 이자를 제시하는 구조다. 다만 금값이 최초 가격 대비 125~130% 수준을 넘어서면 ‘녹아웃’이 돼 원금만 받을 수 있다. 대신 원금의 일정 수준 이상을 보장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금값이 올해 약 30% 상승했지만 더 오를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저금리 장기화와 달러화 약세 압력이 강화되고 있어 금 가격은 올해 말까지 추가 상승 가능성이 높다”며 “금 가격 예상 범위를 1,640~2,100달러로 본다”고 했다.
/이완기·심우일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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