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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29일 4대강사업이 막친 낙동강, 수문 개방 외면하는 문재인 정부 [오래 전 ‘이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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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1960년부터 2010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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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7월 29일 오후 경기도 여주 이포보에서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환경단체 및 경기도의회의원등이 이포대교로 행진을 하며 이포보에서 농성중인 활동가들에게 격려를 보내고 있다. 김기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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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인 2010년 7월 30일 경향신문 1면에는 4대강사업에 대한 기사 두 꼭지가 위아래로 실렸습니다. 하나는 ‘4대강 사업 시작 이후 청년취업 되레 줄었다’라는 제목이었고, 다른 하나는 ‘4대강 사업, 유엔서 망신’이라는 기사였습니다. 두 기사 모두 당시 이명박 정부가 무리하게 추진하던 4대강사업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하는 기사였습니다. 아래는 두 기사의 일부를 옮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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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이 올 들어 본격 진행되고 있지만 건설업에 취업한 20~30대는 1년 전보다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공언한 4대강 사업의 ‘34만명 고용유발효과’가 청년층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29일 경향신문이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통계청의 ‘2010년도 2·4분기 연령별·산업별 취업자 현황’ 분석자료에 따르면 20~34세 청년층의 올 4~6월 건설업 취업자수는 30만6000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4대강 사업이 시작되기 전인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만7000명 줄어든 수치다.

4대강 사업 시작 이후 청년취업 되레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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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자원공사가 4대강 사업에 연계된 수력발전에 대해 유엔으로부터 ‘친환경’ 인증을 받으려다 실패한 것으로 29일 드러났다. 수자원공사가 인증을 받기 위해 유엔 측에 허위 사실을 제공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국토해양부는 4대강 16개 보마다 소형 수력발전소를 하나씩 건설, 보로 생겨난 물의 낙차를 이용해 보당 연간 3600여~4만3000여㎿h의 전기를 생산한다는 계획을 지난해 8월 밝힌 바 있다.

4대강 사업, 유엔서 망신

또 이날 경향신문 12면에는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경기 여주군 이포보 공사현장과 경남 창녕 함안보 공사현장 등에서 농성 중인 환경단체 활동가들에 대한 기사도 실렸습니다. 이포·함안보에서 환경단체 활동가들이 벌인 농성이 8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지지·격려 방문과 집회가 이어졌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이 같은 환경단체의 반발과 호소에도 이명박 정부는 끝내 4대강사업을 강행했고, 그 결과는 참혹했습니다. 한강, 금강, 낙동강, 영산강과 지천 곳곳의 수질이 악화되었고, 천변은 자연적인 모습을 잃은 채 인공적인 공원으로 바뀌었습니다. 생태계는 파괴되었고, 무수한 생명이 삶의 터전을 잃은 채 죽어갔습니다.

이런 비극이 계속되던 2017년 촛불의 힘으로 문재인 정부가 탄생했습니다. 그리고 새 정부는 그해 5월 22일‘4대강 보 상시 개방 착수’, ‘물관리 일원화’, ‘4대강 사업 정책감사’ 등의 대통령 업무지시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2018년까지 4대강 보 처리 방안 확정’, ‘2019년에 4대강 재자연화 로드맵을 시행’ 등 4대강 재자연화 공약을 정책방향으로 분명히 한 것입니다. 시민사회는 새 정부의 이 같은 공약과 정책방향을 두 손을 들어 환영했습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지금, 환경단체들은 4대강 재자연화 공약은 단 한 개도 지키지 않고 있는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고, 4대강 재자연화 공약 이행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성명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들 단체는 문재인 정부가 자신들에게 정권을 맡긴 시민들에게 약속한 내용들을 져버렸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보 개방과 보 처리방안 확정마저도 이뤄내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 역사상, 아니 한반도가 존재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큰 환경참사라고 할 수 있는 4대강사업의 폐해를 줄이고, 4대강을 재자연화하는 첫 단추이자 가장 손쉬운 방법이 보의 수문을 개방하는 것☎인데 정부가 그것마저도 하지 않고 있다는 개탄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급기야 경북, 경남 등 낙동강 유역의 시민단체들이 주축이 된 낙동강네트워크는 지난 29일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의 자연성 회복 정책 의지를 재천명할 것”과 “낙동강 수문을 즉시 개방할 것, 환경부장관을 경질할 것” 등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이들이 분노하고 있는 것은 4대강사업 시행 이후 매년 여름마다 인근 주민들의 취수원인 낙동강에 독성 남조류가 창궐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음에도 정부가 보 개방에 소극적인 태도만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낙동강네트워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영남시도민은 8년째 독성물질이 들어있는 물을 수돗물로 사용하고 있다”며 “설사 식수원이 아닌 일반 하천에서조차 낙동강처럼 백만 셀 이상의 유해 남조류가 발생한다면 수질 개선을 위하여 나서야 하는 것이 환경부 장관의 직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수질 개선과 강 살리기는 환경부의 본연의 업무”라며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낙동강 수문개방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건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우선 하겠다는 현 정부 기조를 위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들은 “조 장관은 수도권 수돗물 유충 사건이 발생하자 ‘막중한 책임감’ 운운하며 자세를 낮추었다”며 “독성 녹조를 수돗물로 공급받는 영남 시도민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가”라고 물었습니다. 낙동강네트워크는 “수도권 사람들은 1등 국민이고, 우리는 2등 국민인가? 있을 수 없는 차별이다”라며 “더 이상 조명래 환경부 장관의 행보를 묵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요구사항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4대강 자연성 회복 정책 의지를 재천명하라”, “영남주민 1,300만 명은 독조라떼 거부하고 즉각적인 낙동강 수문 개방하라”. “국민과의 약속, 즉각적인 낙동강 수문개방과 보 처리방안 마련 이행하라”, “낙동강 수문 개방과 보 처리 방안 마련에 의지 없는 환경부 장관 경질하라” 등의 네 가지를 제시했습니다.

이들의 요구가 아니더라도 낙동강의 수질과 생태계는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되는 상황입니다. 4대강사업으로 인한 폐해를 현 정부가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일부 환경단체만의 얘기로 치부하기 어려울 정도인 것이 사실입니다. 이미 문제를 파악했고, 답이 무엇인지 아는 데도 문제 해결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문제를 일으킨 이들과 공범으로 취급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4대강을 이대로 두는 것은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벌인 4대강 파괴에 동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는 환경단체들의 외침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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