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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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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멀티태스킹 스마트폰의 미래는? ‘폴더블 vs 듀얼스크린’ 진영 대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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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싸지만 접는 폰이냐’ vs ‘덮지만 싼 폰이냐’. 올해 하반기는 어느 멀티태스킹 폼팩터가 시장의 선택을 받느냐에 시선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제조사들은 ‘폴더블폰’과 ‘듀얼스크린폰’을 각각 띄우며 하반기에 치열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먼저 접는 폰인 폴더블폰 진영은 삼성전자와 화웨이, 모토롤라가 주축이다. 반대쪽 듀얼스크린 진영은 LG전자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한 편이다. 여기에 애플이 듀얼스크린폰 진영에 합류할 수 있다는 소식이 흘러나오면서 시장은 급격하게 달아오르고 있다.

매일경제

LG전자 LG 벨벳 듀얼스크린


▶폴더블폰 진영 삼성전자, 화웨이, 모토롤라 경쟁

멀티태스킹 폼팩터 양산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는 곳은 삼성전자다. 2019년 9월 첫 폴더블폰인 ‘갤럭시 폴드’를 출시한 데 이어 다음 달인 8월 5일 언팩 행사에서 ‘갤럭시 폴드2’를 공개할 예정이다. 외신 등에 따르면 접었을 때 사용하는 외부 스크린은 지난해 4.6인치에서 올해 6.23인치로 확대되고, 폈을 때 내부 디스플레이도 7.4인치에서 7.7인치로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내부 디스플레이에는 지난해 사용됐던 CPI 대신 올해 초 Z 플립에 적용된 유리 소재 UTG가 적용돼 한층 고급스러운 사용감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OLED 패널 두께를 일반 OLED의 50% 수준으로 줄인 데 이어 플라스틱 소재 CPI 윈도의 말랑하다는 단점을 보완해 한결 업그레이드된 완성체를 내놓는 셈이다.

삼성전자의 오랜 스마트폰 제조 경험을 기반으로 한 ‘힌지(경첩)’ 기술과 접히는 디스플레이 기술은 다른 제조사들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점으로 꼽힌다. 수십만 번 접었다 펴도 물성이 변하지 않는 특성 등은 단기간에 갖추기 힘든 기술이라는 점에서다. Z 플립에서는 ‘듀얼 캠 구조’와 ‘나일론 소재 스위퍼’를 도입해 힌지 기술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Z 플립에 이어 하반기 갤럭시 폴드2와 Z 플립 5G까지 폴더블 스마트폰 3종을 내놓으며 시장 확대를 노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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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갤럭시 폴드2 예상 이미지


이미 삼성전자 측은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도 갤럭시 Z 플립을 37만 대(5월 초 기준)나 판매했다.

특히 2월보다 3월 판매량이 50% 이상 급증하며 소비심리가 위축된 시장에서도 ‘나 홀로 성장세’를 구가하면서 폴더블폰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다만 갤럭시 폴드2와 갤럭시 Z 플립 5G가 언팩 행사를 통해 8월 초 공개되더라도 출시는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디스플레이의 핵심 부품인 UTG 물량이 부족해 8월에나 생산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 출시는 8월 말이나 9월로 예상된다.

하반기 이후에는 삼성전자가 부채처럼 두 번 접히는 형태의 S자형 스마트폰을 내놓거나 폴더블폰에 펜을 탑재하거나 주름이 더욱 안 보이도록 사용성을 강화한 폴더블폰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두 번 접는 폴더블폰은 한쪽은 인폴드, 한쪽은 아웃폴드 방식인데 내부 디스플레이를 보호하면서 폈을 때 넓은 디스플레이를 확보할 수 있는 설계다.

문제는 가격이다. 2019년 9월 출시된 갤럭시 폴드는 출고가가 239만8000원으로 웬만한 노트북PC, TV보다 가격이 비쌌다. 폴더블폰의 대중화를 이끌겠다며 올해 2월 콤팩트한 디자인으로 출시된 갤럭시 Z 플립은 출고가가 165만원이다. 일반적으로 프리미엄 스마트폰도 양산 시스템을 갖추면 규모의 경제를 이뤄 가격이 떨어질 수 있지만 UTG 사용, 디스플레이 크기 확대 등 각종 업그레이드와 함께 출고가 수준까지 낮추려면 기술력에 더해 전략적 판단이 요구된다. 소위 ‘시장’을 만들어야 폴더블폰 사용이 더욱 확산될 수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 측은 이를 위해 폴더블폰만의 사용자경험(UX)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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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는 지난해 발표한 폴더블폰 ‘메이트X’, 올해 초 발표한 ‘메이트Xs’에 이어 올 3분기 ‘메이트X2’를 준비 중이다. 메이트Xs가 바깥으로 접히는 ‘아웃폴딩’ 방식이었던 반면, 차기작은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와 동일하게 안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이 될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폴더블폰 시장 형성 초기에 삼성전자의 인폴딩 방식과 화웨이의 아웃폴딩 방식 간 대결이 관전 포인트였는데, 디스플레이 내구성과 사용 경험 등에서 인폴딩 방식이 우위로 평가받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웨이가 메이트X2에 스타일러스 펜을 적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과거 휴대폰 시장 강자로 군림했던 모토롤라도 9월 폴더블폰 ‘레이저2’로 반전을 노린다. 모토롤라는 지난해 조개껍데기(클램셸) 디자인의 폴더블폰 ‘레이저’를 출시해 관심을 끌었다. 레이저 시리즈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Z 플립처럼 위아래로 접는 형태다. 레이저는 과거 플립폰을 떠오르게 하는 디자인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힌지와 디스플레이 내구성 문제가 불거져 혹평을 받았다. 레이저2에서는 5G 지원과 함께 디스플레이가 개선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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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LG 벨벳 듀얼스크린


▶듀얼스크린폰 진영 LG전자, MS 경쟁… 애플도 가세?

화면 두 개를 이어 붙인 ‘듀얼스크린’ 진영은 애플이 뒤늦게 합류한다는 소문이 전해지면서 부쩍 기대감이 높아진 모습이다.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 1·2위를 다투는 애플이 듀얼스크린 모델에 주력한다면 ‘갤럭시 폴드’와 ‘Z 플립’ 등으로 미래 폼펙터로서 시장을 주도하던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아성에 균열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듀얼스크린 첫 모델을 내놨던 LG전자와 이르면 이달 듀얼스크린 폰을 내놓을 MS가 ‘실용성’과 ‘안정성’, ‘가성비’를 강조하며 듀얼스크린 진영을 구축하고 있다.

애플의 듀얼스크린 폰은 내년 상반기 출시가 유력하게 점쳐지지만, 아직 듀얼스크린과 폴더블 중에 어느 모델 양산으로 갈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듀얼스크린폰 진영에 합류했다는 소식은 애플이 화면 두 개를 힌지로 이어붙인 듀얼스크린 모델을 개발 중이고, 유리업체 코닝에 2억5000만달러를 투자하면서 자연스레 퍼졌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애플은 폴더블폰으로 갈지, 듀얼스크린 폰으로 갈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두 개 다 내놓을 수도 있다”면서도 “듀얼스크린 진영은 애플의 듀얼스크린폰 합류를 간절히 바라고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지난해 듀얼스크린 첫 공개 이후 약 100만 대를 판매하며, 성공적인 폼팩터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LG 듀얼스크린은 탈착식 올레드 디스플레이로, 사용자가 원할 때 화면을 기존 기기에 추가로 붙여 2개의 화면으로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즐길 수 있게 하는 LG의 시그니처 액세서리다. 게임, 채팅, 영상, 검색 등 다양한 작업을 빠르게 처리하는 멀티태스킹 수요가 높은 사용자들에게 특히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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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서피스 듀오 예상 이미지


듀얼스크린은 ‘내구성’이 좋다는 게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화면을 접어야 하는 특성상 힌지 이음새에 주름이 생기거나 파손이 발생할 수 있는 폴더블폰의 약점을 피해 갈 수 있다. 디스플레이 탈부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편의성과 휴대성이 뛰어나다.

디스플레이를 접는 혁신은 없지만, 더 낮은 가격으로 일반고객의 구매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도 듀얼스크린 진영의 판단이기도 하다. 2019년 상반기 시장에 처음 선보인 듀얼스크린폰 LG전자 ‘V50 씽큐(ThinQ)’ 출고가는 142만원(듀얼스크린은 22만원)이었다. 다만 무게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는 숙제다. 스크린 하나를 고스란히 덧붙이기 때문에 붙여서 늘 가지고 다닐 경우 무게 문제를 피하기 어렵다.

멀티태스킹이 증가함에 따라 완벽한 분리가 오히려 사용자경험(UX)을 증대시킨다는 주장도 있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여러 작업을 동시에 수행하는 멀티태스킹 시간은 일평균 3.5시간에 달한다. 이는 전체 스마트폰 사용시간의 40%가 넘는 수치다. 특히 단순히 음악을 들으며 검색을 하는 식의 백그라운드 사용 외에 두 개 이상의 앱을 오가며 활용하는 빈도도 일평균 4회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스크린이 확실하게 나뉘어 있는 게 멀티태스킹에는 더욱 효과적인 형태다. 지도를 보면서 포털 검색, 유튜브 보면서 SNS하기 등은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일상적인 일이라 시장 잠재력도 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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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롤라 레이저2 예상 이미지


한편 MS도 듀얼스크린 제품 출시가 예고된 상태다. 지난해 10월 개발자를 대상으로 공개했던 ‘서피스 듀오(Surface Duo)’는 5.6인치 화면 두 개를 연결해 펼치면 8.3인치로 커지는 듀얼스크린폰이다.

아직 서피스 듀오도 내놓지 않은 상태지만, MS는 다음 버전에 대한 특허까지 내면서 분리형 폼팩터에 대한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지난 5월 MS는 자석형 힌지로 듀얼스크린이 분리되는 개념의 새 특허를 취득했다. 기존에 탈착식 결합형 힌지가 아닌 자석처럼 붙였다 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MS는 특허 문서에서 “사용자가 장치를 부분적으로 분리해 개별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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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메이트X2 예상 이미지


▶뽑아 쓰는 롤러블, 구겨지는

스트레처블… 폼팩터의 미래는?

‘영하 5도 이하 온도에서 스마트폰을 펼치지 말아 달라.’ 2019년 화웨이 메이트X는 제품 안내문에 ‘영하 사용 자제’ 권고를 담아 화제가 됐다. 영하 5도 이하 기온에서는 폴더블폰의 일반적인 사용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지키기 어려운 권고라며 시장에서 반발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그만큼 ‘폴더블’ 스마트폰을 만드는 것이 간단치 않다는 뜻이다. 김학선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는 “폴더블폰에서는 디스플레이 사이 층을 붙여주는 ‘점착제’가 굳지 않게 ‘접어지는 점착제(PSA)’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하에서는 점착제가 굳어서 부러질 수 있는데, 영하에서도 굳지 않고 디스플레이가 접히고 펴질 때 신축성 있게 늘어날 수도 있는 실리콘 계열 점착제를 개발한 것이 삼성 폴더블폰의 핵심 기술 중 하나라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소장으로 재직하다가 갤럭시 폴드 개발 이후 UNIST로 자리를 옮겼다.

폴더블 스마트폰에서는 점착제 외에도 ‘접히는 전자회로·디스플레이’와 ‘(접히는 부분을 연결하는) 힌지(경첩)’ 기술이 핵심으로 꼽힌다. 개발 단계에서는 반도체 회로가 구부러지면서도 깨지지 않도록 하고, 여러 번 접었다 펴도 회로를 연결하는 구리 부분에 저항이 생기지 않도록 재료기술과 설비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핵심 과제였다. 오랫동안 접어뒀다가 펴도 굳지 않고 여전히 정상 작동하도록 하는 등 이른바 ‘동적 특성’과 ‘정적 특성’을 모두 갖춘 디스플레이를 만들어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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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팀은 디스플레이 외부를 보호하기 위해 보호필름을 씌우고, 바깥이 아닌 안으로 접히는 방식을 택했다. 또한 일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보다 두께가 50% 얇은 폴더블 OLED가 도입됐다. 디스플레이 강도는 갤럭시 Z 플립에서 유리 소재 UTG(Ultra Thin Glass)가 도입되면서 한층 보강됐다.

힌지 기술도 삼성전자의 차별화된 기술이다. 폈을 때는 확실히 디스플레이를 빈틈없이 받쳐주고, 접었을 때는 디스플레이를 제대로 감싸주면서 수십만 번 접었다 펴도 틈 사이로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고 망가지지 않는 힌지가 필요해서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 Z 플립에 ‘하이드어웨이 힌지’ 기술을 도입해 기능을 한층 강화했다.

한편 롤러블폰 개발은 LG전자가 가장 열을 올리고 있다. LG전자는 롤러블폰 관련 상표권을 출원하고, 이르면 내년 초 완제품 공개를 목표로 시제품 생산 등을 준비하고 있다. 롤러블폰을 구현할 수 있는 핵심 부품인 디스플레이 개발에는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업체 BOE가 머리를 맞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LG전자의 롤러블폰은 양 옆 혹은 한쪽 끝을 잡아당기면 디스플레이가 쭉 늘어나는 형태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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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봉석 LG전자 사장은 “LG전자는 롤러블 TV를 선보인 만큼 기술적으로 폴더블·롤러블이 준비되어 있다”며 “롤러블 TV를 갖고 있는 회사가 왜 폴더블을 안 하겠나. 시간이 걸리더라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변화를 줄 생각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삼성도 롤러블폰 특허는 이미 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학선 교수는 “롤러블 스마트폰은 길쭉한 봉 형태 고정 물체가 있고 여기서 디스플레이를 옆으로 늘려서 인스타그램을 볼 때는 1대1, 유튜브를 볼 때는 4대3, 영화를 볼 때는 21대9 식으로 스크린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삼성은 이전부터 관련 특허를 낸 상태”라며 “다만 이걸 개발하려면 상당한 금액의 설비투자가 필요한데, 그에 상응하는 시장이 있느냐가 미래 스마트폰 사업성과 출시 시기를 조율하는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롤러블 이후에는 스트레처블, 홀로그램 스마트폰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김 교수는 “화면은 크게, 갖고 다닐 때는 작게 만들고 싶은 것이 소비자들의 욕망”이라며 “그러려면 접거나 말거나 구기는 방법밖에 없고, 이런 방향으로 기술 발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용 매일경제 모바일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9호 (2020년 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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