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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정부 VS 의료계 첨예한 대립

[이재진의 입시 리포트] 의대 정원 확대…블랙홀? 찻잔 속 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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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왼쪽부터),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조정식 정책위의장이 7월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공의료 인력 확충을 위한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추진방안 당정협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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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재진 대학미래연구소장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공공의료 필요성이 증가한다고 판단한 정부는 지난 7월3일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2022학년도부터 10년간 총 4000명 증원하겠다는 방안이 담긴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지역의 중증·필수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지역의사 3000명, 역학조사관·중증외상·소아외과 등 특수 분야 의사 500명, 기초과학 및 제약·바이오 등 응용 분야 연구인력 500명 등 의사인력을 한 해에 400명씩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의대 정원은 2021학년도 3058명, 2022∼2031학년도 3458명, 2032학년도 3058명으로 변경된다.

이 방안에 따라 2022학년도부터 의대 정원이 변동되기 때문에 현 고등학교 2학년 이하 자연계 최상위권 대학입시는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자연계 입시의 블랙홀이 될 것인지 찻잔 속의 태풍이 될 것인지 살펴보기로 한다.

최근 3개년 대입 수시·정시모집 의대 지원율을 살펴보면 의대 집중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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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2020 의과대학 수시모집 전형별 지원 건수 및 지원율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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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모집에서 의대 지원건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수시모집 1인당 횟수로 추정한 의대 지원자도 2018학년도 1만1799명, 2019학년도 1만1969명, 2020학년도 1만2015명으로 증가하고 있다. 2020학년도의 경우 2019학년도에 비해 학령인구가 7.8% 감소했음에도 지원건수, 지원자 모두 증가해 최상위권 학생들의 관심도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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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2020학년도 의과대학 정시모집 군별 지원건수 및 지원율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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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모집 지원건수, 1인당 최대 지원횟수 3회로 추정한 의대 지원자는 2018학년도 2418명, 2019학년도 2677명, 2020학년도 2605명으로 해마다 다소 편차가 있지만 증가 내지 소폭 감소추세다.

최근 입시에서 의대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는 원인은 불경기 속에서 의사가 갖고 있는 직업 특성, 즉 사회적 명성과 직업의 안정성, 높은 수입 등에 대한 기대감 때문일 것이다.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들의 관심이 높은 의대 정원이 2022학년도부터 최대 400명 증원된다고 하는데 어느 지역 대학에서 증원될지 예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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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학년도 의과대학 지역·전형별 선발인원·비율과 일반고 고3 재학생 수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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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정원 확대 추진 방안에 따르면 지역 내 중증·필수 의료분야에 의무적으로 종사할 지역의사 300명을 양성한다. 정원 배정은 지역의사 분야의 경우 의사 수 부족 지역과 소규모 대학(입학정원 40·49명)을 우선 고려해 선정한다고 한다.

'청년의사' 2019년 11월28일 보도에 따르면 2020년 전공의 모집에서 선호도가 높은 '빅5 병원'(가톨릭중앙병원,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 평균 지원율은 1.19대 1이다. 지방 수련병원 23곳 중 전공의 정원을 채운 곳은 강원대병원, 건양대병원, 조선대병원, 전남대병원, 경북대병원 등 5곳뿐이고 나머지 78.3%는 미달을 보였다고 한다.

추진방안과 최근 지방 수련병원 전공의 미달사태를 고려하면 서울소재 의대 정원이 확대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단 2017년 서남대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서울시립대가 선정된 적이 있어 공공의료체계 강화라는 측면에서 서울시립대가 의대 정원을 받아 신설할 수도 있다.

의대가 없는 전남은 국립대인 순천대, 목포대 중 한 곳에 의대 정원이 배정될 수 있다. 지역응급의료기관인 299병상의 목포시의료원, 282병상의 순천의료원 등은 수련할 병원이 인근에 있어 의대 정원 확대에 유리한 상황이다.

대학에서 의료원까지 거리는 목포대(도림캠퍼스)에서 17㎞, 순천대에서 2.2㎞로 순천대가 다소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1조원이 넘는 순천시, 1조원이 안 되는 목포시 시예산을 감안하면 지역 활성화라는 측면에서는 목포대가 유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의대가 없는 세종시는 반경 30㎞ 근방 이내에 국립인 충북대·충남대병원, 건양대병원이 있어 의대 신설보다는 충북대, 충남대, 건양대 의대 정원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특수전문 분야 50명, 의과학자 50명의 경우 교수 수급 등 교육과정 내실화를 감안하면 1개 대학의 정원만 증원할 가능성이 크다.

역학조사관, 감염내과 등 중심 인재를 양성하는 공공의대 설립 추진을 위해 서남대 의대 정원(49명)을 활용한다고 했기 때문에 특수전문 분야 50명 정원은 전북 소재 의대인 전북대, 원광대 가운데 배정될 가능성이높다. 전북대, 원광대, 예수병원(전주)을 포함해 감염내과 전문의가 5명, 음압병상도 20여개뿐이어서 의료인력 부족 취약지라는 측면에서도 두 대학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기초과학, 제약·바이오 등 의과학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한 의과학자 50명의 경우 보건복지부 주도로 2013년부터 진행된 산·학·연 개방형 융합연구 인프라(기반시설) 구축을 위해 연구역량 구비 10개 의료기관, 연구중심병원을 중심으로 의대가 선정될 가능성이 있다.

연구중심병원은 가천대길병원, 경북대병원, 고대구로병원, 고대안암병원, 분당차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아주대병원, 연대세브란스병원 등이다.

지정사업, 육성 R&D 사업을 근거로 의과학 분야 인프라를 살펴보면 서울아산병원의 중점연구분야가 '만성중증질환, 감염질환, 암, 의료기기, 백신'으로 의과학 분야 인재 양성이란 취지와 부합된다.

서울아산병원은 울산대 의과대학의 협력병원이고 울산대병원이 제2병원 설립 추진을 타진 중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울산대 의과대학에 의과학자 양성을 위해 정원이 증원될 가능성도 있다.

의대 졸업 후 대학 소재 시·도에서 계속 근무하는 비율이 낮은 지역은 울산 7.0%, 경북 10.1%, 강원 13.8%, 충남 16.6% 순이라는 추진방안 등을 감안해 나머지 300명은 지역안배 차원에서 고루 분배될 가능성이 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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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학년도 지역별 의대 정원 비율 및 일반고 고3 비율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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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어떤 전형으로 선발될지 예상해 본다.

2022학년도 의대의 경우 수시모집 선발인원 비율은 61%, 정시모집은 39%다. 수시모집 학생부중심전형은 전체 선발인원 중 56%를 차지한다. 의대 정원이 늘어난다고 해도 대입선발의 안정성을 고려하면 선발비율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의대 정원이 늘어난 대학의 경우 모집인원의 일부를 지역인재 전형으로 선발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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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학년도 의과대학 전형별 선발인원 및 비율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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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가천대 모집정원이 40명에서 60명으로 증원됐을 경우 수시모집 학생부우수자 5명, 가천의예 20명, 정시모집 15명에서 수시모집 학생부우수자 5명, 가천의예 20명, 지역인재전형 20명, 정시모집 15명으로 선발하게 될 것이다. 수시모집 지역인재전형에서 모집인원을 다 채우지 못했을 경우 수시 이월인원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충원해야 하는지에 대한 교육부 가이드라인이 명확해야 할 것이다.

의대 모집정원이 증원되는 대학은 지방에 집중될 가능성이 있고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소재 의대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방식은 학생부 중심 전형이 지방소재 의대 정원 2034명 중 1182명(58%)으로 가장 많다.

증원된 의대 정원은 기존 선발방식과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2022학년도 이후 의대 입시를 준비하는 지원자 입장에서 학생부 관리가 중요해 질 것이다.

2022학년도 지방 소재 대학 의대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필요한 모집인원은 수시모집 인원 중 97%이므로 증원된 전형에서도 다른 전형과 동일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요구할 것이다.

정시모집의 경우 300명의 40%, 120명을 선발하게 될 것이다. 앞의 표에서 최근 3년간 가·나군 의대 평균 지원율은 4대 1 안팎이다. 정시모집 지역인재특별전형에 지원하는 학생들은 이와 비슷하거나 모집인원이 작아 지원율은 다소 높을 가능성이 있다.

지원자는 500여명 선이다. 정시모집에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자연계 비인기학과 지원자 수와 비슷할 가능성이 있다. 의대 지역인재특별전형으로 최상위권 대학 비인기학과 경쟁률과 지원 가능점수가 하락할 듯하다. 수시모집에서 합격한 60%, 180명의 성적까지 감안하면 실제 정시모집의 지원율과 점수 하락 폭은 좀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2022학년도 의대 입시의 경우 지역인재특별전형 합격생의 경우 기존 의대와 근무·처우 등에서 차이점과 제한이 있기 때문에 기존의 전형 및 지역인재특별 2트랙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의예과 2년, 의학과 4년, 수련의 1년, 전공의 4년, 최소 11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지역인재 특별전형으로 합격한 지원자는 장학금을 받으면서 면허 취득 후 10년(군복무 제외, 전공의 수련기간 포함)을 지역 내 의료분야에서 의무복무해야 하고 전공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하는 필수 전문과정으로 한정된다. 의사가 되기 위한 시간 11년+의무복무기간 6년, 최소한 17년 이상을 지역 내에서 근무해야 한다.

코로나19 변수가 학교현장에서 중위권 붕괴(?)와 의대 정원 확대 논의까지 불러일으켰다. 의대 정원 확대가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들에게 달콤한 유혹일 것 같았으나 17년 정도의 의무복무(거주)기간, 지방 근무, 선호도 높은 '빅5 의대' 전공의 지원 불가, 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 성형외과 등 인기과를 선택할 수 없다는 변수로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들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지는 미지수일 듯하다. 2022학년도 변경 모집요강이 발표되는 2021년 5월, 블랙홀이 될 것 같은 의대 정원 확대는 찻잔 속의 태풍이 돼 버리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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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진 대학미래연구소장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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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n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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