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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항공사들의 엇갈리는 희비

이스타항공 M&A '닮은꼴' 아시아나 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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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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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이 장기 표류 중인 가운데, 무산된 제주항공-이스타항공 M&A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양 측이 벌이는 인수 선결조건 문제, 책임 공방 등이 판박이처럼 닮아 있는 까닭이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HDC현산과 아시아나항공 대주주인 금호산업은 최근 입장 보도자료를 주고 받으면서 거래 종결을 둔 이견을 내보이고 있다. 금호산업이 오는 12일까지 거래를 종결하자고 요구한 반면, HDC현산 측은 해결되지 않은 쟁점이 남아 있다며 재실사를 요구한 상태다.


양 측의 공방은 점차 제주-이스타항공의 사례를 닮아가고 있는 상태다. 피인수기업이 '거래 종결'을 먼저 요구한 가운데, 막대한 부채·미지급금이 쟁점으로 떠오른 게 대표적이다.


앞서 제주항공은 M&A 무산 전인 지난달 1일 이스타항공 측에 미지급금 1700억원을 거론하면서 "10영업일 내 해소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HDC현산 역시 지난해 급증한 아시아나항공 부채(2조8000억원) 등을 문제삼고 있는 상태다. 금호산업은 "리스 부채와 관련한 국제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것으로, 충분한 설명을 거쳤다"고 반박했다.


계약서상 거래 선결조건도 쟁점이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의 타이이스타젯 지급보증(3100만 달러)가 해소되지 않았다면서 문제를 제기했다. HDC현산 역시 아시아나 측의 라임자산운용 투자손실 등을 문제삼고 있다. 금호산업 측은 이와 관련 "M&A 계약체결 전 사전실사에서 충분히 문제가 제기 됐고, 계약서상 공개목록에 포함돼 문제삼지 않겠다고 이미 합의된 사안"이라며 "이후 인수과정에서도 상세히 설명됐다"고 전했다.


양 측의 협의가 서면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점도 닮아있다. 한 예로 HDC현산은 지난달 인수조건 재협상을 거론하면서 서면 협상을 요청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이에 "60년대 연애도 아니고 무슨 편지냐"면서 대면협상을 역제안했으나 현재까지 양 측은 공식적으론 서면 및 내용증명으로만 핑퐁게임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지난 5월 이후 무산까지 대면협상이 전면 중단된 제주항공-이스타항공 사례와 닮아있는 대목이다.


두 M&A의 차이점은 채권단의 존재 유무다. HDC현산과 금호산업 사이엔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산은 등 채권단이 플랜B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향후 양 측의 책임공방도 제주-이스타항공 사례와는 다를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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