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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사설]코로나 속 반가운 경기회복 신호, 경계는 풀지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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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한국의 7월 수출이 작년보다 7% 감소한 428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3월 1.6% 감소세로 돌아선 수출이 4월 -25.5%, 5월 -23.6%로 바닥을 찍고 넉달 만에 한 자릿수 감소율로 재진입했다. 올 2분기 한국 경제가 외환위기 후 22년 만에 최악의 역성장(-3.3%)을 할 때 발목 잡은 게 수출이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먼저 맞은 수출이 빠르게 반등하고, 다시 플러스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키우기 시작한 것이다.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7월의 수출 회복 신호는 여러 각도에서 긍정적이다. 조업일수로 셈해 -18.4%였던 5~6월의 일평균 수출액은 7월에 -7%로 둔화됐다. 넉달 만에 수출액은 일평균 17억달러, 월 400억달러를 넘어섰다. 수출의 기본체력이 회복되고 있는 셈이다. 미국 수출이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7.7% 성장세로 돌아섰고, 수출시장의 40%를 점하는 미국·중국 수출이 동시에 플러스가 된 것도 1년9개월 만이다. 15대 수출품목 중 6개 품목(바이오헬스·컴퓨터·반도체·선박·가전·무선통신기기)의 수출이 늘었고, 지난 5월 54% 격감한 자동차도 봉쇄를 푼 미국·EU 수출이 늘며 한 자릿수 감소율(-4.2%)로 둔화됐다. 질적으로도 나아져가는 수출 성적표이다.

그제 통계청이 발표한 ‘6월 산업활동동향’에서도 회복세는 뚜렷했다. 전 산업생산이 6개월 만에 4.2% 상승 전환했고, 소비는 2.4% 늘어 3개월 연속 증가했다. 5월 마이너스였던 설비투자도 5.4% 늘었다. 생산·소비·투자가 전달보다 모두 상승한 ‘트리플 반등’ 지표는 6개월 만이다. 향후 경기선행지수 전망치도 5개월 만에 높아졌다. 2분기 바닥을 찍은 한국 경제가 상반기 마지막 달에 반전하고, 하반기 첫 달에 의미 있는 수출 청신호를 켠 셈이다.

그러나 갈 길은 멀고, 낙관도 속단도 금물이다. 최악의 역성장을 한 미국·EU·일본에선 5월 소비 회복세를 보이다 6월부터 코로나19 재확산 위기를 맞고 있다. 미·중 갈등 불똥은 어디로 튈지 모른다. 수출시장 확대에 민관이 기민하게 대응하고, 8월 임시공휴일 같은 내수 진작책도 부단히 강구하는 한편 160조원의 ‘한국판 뉴딜’도 빠른 걸음으로 가야 한다. 경제는 심리이고 시간과의 싸움이다. 회복 신호를 보낸 6~7월의 경제 불씨를 넓히고 키우는 데 모두가 힘을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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