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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창립 36년 만에 핵심 지도부 공백 …이만희 없는 신천지 ‘최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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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회장 구속, 지파장 중심 운영

비판론 속 젊은층 중심 이탈 가속

‘핍박’ 이미지로 결집 강화 분석도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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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창립자이자 최고 지도자인 이만희 총회장(89)의 구속으로 창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신천지 내부적으로 ‘요한계시록을 증거하는 약속의 목자’ ‘계시록의 실상을 증거하는 대언의 사자’ ‘이긴 자’ 등으로 불리는 이 총회장은 혐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방역 방해와 50억원대 교회자금 횡령 혐의로 지난 1일 검찰에 구속됐다. 신천지 측은 “향후 재판에서 진실을 분명하게 밝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지만 최고 지도자 구속으로 충격은 불가피하다.

‘성경대로 창조돼 나타난 약속의 성전’이라는 신천지는 1984년 이 총회장이 창립한 후 2000년대 들어 다양한 형식·내용의 공격적 선교로 교세가 급성장한 기독교계 신흥종교다. 주류 개신교는 유사종교·이단으로 규정하고 있다. 방역당국에 제출된 신천지의 신자 규모는 국내 21만여명, 해외 3만여명 등 총 24만여명으로 추산된다(예비 교인인 교육생 6만여명 제외). 이 총회장이 지난해 3월 창립 35주년 기념예배에서 “물이 맺혀 방석이 젖고, 화장실도 없는 곳에서 신천지 기반을 세웠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모진 찬바람은 불어 왔지만 꿋꿋이 달마다 12가지 열매를 맺어 왔다”며 “시작은 미약하나 끝은 창대하게 됐다”고 선언할 정도였다.

하지만 신천지는 이 총회장 구속으로 창립 36년 만에 핵심 지도부 공백 상황에 처했다. 이 총회장 구속에 앞서 지난달 말에는 총회 핵심 간부들이 구속 기소됐다. 신천지는 이 총회장을 정점으로 경기 과천에 있는 총회의 24개 부서장, 전국 지역별 12개 지파의 지파장에 의해 운영되는 구조다. 신천지는 현재 총회 전도부장을 중심으로 한 부장들과 12지파장이 일련의 상황에 대응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부 동요와 신자들 이탈 우려도 있다. 신천지 측은 일관되게 부인하지만, 개신교계에서는 지난 2월 이후 내부 혼란과 사회적 비판여론 속에 신자들의 이탈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한다. 신천지 연구자인 신현욱 목사(구리이단상담소장)는 2일 “20~30%의 신자가 이탈했을 것으로 집계한다”고 밝혔다. 대형교회의 한 목사는 “젊은층을 중심으로 한 교육생들이 급감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여기에 개신교계의 신천지 이단성 강조, 코로나19 사태 와중에 형성된 사회의 곱지 않은 시선 등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개신교계에서는 향후 신천지 측이 재판과정에서 치밀한 법적 대응과 더불어 내부적으로는 이 총회장을 ‘핍박받는 존재’로 이상화함으로써 충격을 완화하고, 신자들 결집을 강화할 것이란 분석도 내놓는다. 신 목사는 “이 총회장이 수감됐다지만 여전히 여러 결정과 지시를 할 수 있다”며 “충격은 크겠지만 일부의 얘기처럼 쉽게 큰 틀이 흔들리거나 와해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도재기 선임기자 jaek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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