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넷플릭스발 쓰나미⑨
넷플릭스 주가는 올 2분기 실적 발표를 며칠 앞둔 지난 10일(현지시간)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며 코로나19(COVID-19) 대표 수혜주 역할을 톡톡히 했다. 주가는 올 들어 최고점 기준 66%까지 급등했는데, 코로나19로 세계 곳곳에서 봉쇄 조치를 취한 것이 비대면 기반의 넷플릭스 실적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정작 2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발표한 지난달 16일 넷플릭스 주가는 같은달 30일까지 약 12% 하락했다. 가뜩이나 치열한 시장에서 하반기 코로나19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 회사가 3분기 실적 전망치를 보수적으로 내놓은 탓이다. 투자자들은 하반기에는 2분기와 같은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할 것이라는 점에 집중했다.
다만 넷플릭스가 다양한 콘텐츠에 대규모 투자를 예고하며 신규 가입자 유인에 나섰고, 코로나19 재확산 등에 따른 봉쇄조치 가능성도 열려있는 만큼 향후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여전하다.
최근 1년간 넷플릭스 주가 추이./사진=야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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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역대 최고치 기록한 날 주가는 급락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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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발표한 올 2분기 총 유료 가입자수는 1억9295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다. 2분기 신규 가입자는 1009만명으로 시장 전망치(826만명)을 크게 웃도는 등 2개 분기 연속 1000만명의 신규 유료 가입자수를 끌어모았다는 점에서 의미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덕분에 2분기 매출액은 61억5000만달러(약 7조4000억원)로 전년 동기(49억2000만달러) 대비 25%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160% 급증한 7억2000만달러(8611억원)를 기록했다.
그러나 주가는 최고점 대비 12% 가량 급락했다. 넷플릭스가 밝힌 3분기 신규 유료 가입자수 예상치(250만명)가 시장 예상치(527만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탓이다. 이는 지난해 3분기(670만명)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리드 해스팅 넷플릭스 최고경영자(CEO)는 "소비자들이 코로나의 초기 충격에서 벗어나면서 신규 가입자 증가율이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3분기 예상 매출액도 60억4000만달러(7조2000억원)로 시장 예상치보다 5.6% 낮은 수준이었다.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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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콘텐츠에 투자 집중…투자자 기대도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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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당장 눈에 보이는 하락폭은 크지만 한 걸음 뒤로 물러서면 또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넷플릭스 주식은 연초 대비 고점까지 66% 급등했고, 숨고르기 단계인 현재도 올 초 보다 45% 이상 상승했다. 주가 하락으로 넷플릭스 시가총액(2123억달러)도 고점 대비 13% 가량 하락했지만 여전히 디즈니(2063억달러)를 소폭 앞선다.
코로나19 펜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가 디즈니랜드나 스튜디오, 소비재 사업 등에 충격을 준 반면 넷플릭스는 스트리밍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넷플릭스도 성장을 위해 올해 170억달러(20조원)를 콘텐츠에 지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스트리밍 산업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자체 제작은 물론 오리지널 콘텐츠 확대 판권 구입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최고 콘텐츠 책임자인 테드 사란도스 최고콘텐츠책임자(COO)를 리드 헤이스팅스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공동 최고경영자(CEO)로 내세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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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 가입자수 증가와 구독료 인상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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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신규 유료 가입자수와 구독료 등이 넷플릭스의 미래 가치를 결정지을 것이라는 점에서 회사는 상당한 딜레마를 안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 3년동안 가장 인기 있는 요금제를 꾸준히 인상해, 10달러 수준이던 기존 구독료를 2017년 11달러로, 2019년에는 13달러로 올렸다.
덕분에 넷플릭스 서비스 가입자당 평균 수입(ARPU)은 전년 동기 대비 5% 성장했다. 이는 회사 순이익이 2016년 약 2%에서 2019년 9% 이상으로 확대된 주 요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디즈니와 애플 등이 산업에 뛰어들면서 가격 경쟁이 치열해진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현재 디즈니와 애플의 구독료는 각각 월 7달러, 5달러 수준으로 넷플릭스에 비해 경쟁력 있는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포브스는 "중장기적으로 넷플릭스의 가격 상승이 자신의 손발을 묶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경진 기자 jk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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