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4 (토)

홍콩 코로나19 핵산검사 위해 중국 의료진 파견…생체정보 노출 우려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경향신문]

경향신문

지난 1일 홍콩 아시아 월드 엑스포에 설치된 임시 병원. 사진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홍콩 내 코로나19 재확산이 심각한 가운데 중국 중앙 정부가 파견한 지원대 선발대가 2일 홍콩에 도착했다. 홍콩 정부는 코로나19 검사 능력 향상을 위한 조치라며 환영했지만 홍콩 민주진영은 생체정보 등 민감한 내용이 본토로 유출될 수 있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3일 명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홍콩 매체 보도에 따르면 중국 위생당국인 국가 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에서 홍콩 코로나19 방역 지원을 위해 파견한 선발대가 전날 오후 홍콩에 도착했다. 국가 위건위에서는 60명으로 구성된 핵산검사지원대를 홍콩에 파견할 계획인데, 이중 남성 6명, 여성 1명으로 구성된 선발대 7명이 먼저 도착한 것이다. 이들은 홍콩 인근 선전을 거쳐 이날 오후 4시쯤 까우룽(九龍) 메트로파크호텔에 도착했다. 이 지원대는 홍콩 위생 당국과 협의해 대규모 핵산 검사 방법과 절차 등에 대해 지원할 예정이다. 나머지 50여명도 금주 내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31일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사무판공실은 성명을 내고 의료진 파견 계획을 발표하면서 “중앙정부는 750만 홍콩 시민이 무료로 바이러스 검사를 받도록 전력으로 돕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향신문

지난 1일 홍콩 아시아 월드 엑스포에 설치된 임시 병원에서 의료진들이 논의하고 있다. 사진 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홍콩 정부가 슈퍼마켓 직원, 사회복지 업무 종사자 등 많은 사람과 자주 접촉하는 이들을 중심으로 우선 40만건 이상의 검사를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홍콩에서는 7월 중순부터 코로나19가 빠르게 재확산하고 있다. 2일까지 12일 연속 일일 100명 이상의 신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발견됐다. 많은 신규 환자의 감염 경로가 불분명해 홍콩 지역사회 내 확산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부족한 병실 문제 해결을 위한 임시 병동 건설도 준비 중이다.

중국 매체들은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시의 팡창(方艙)의원 의료진 6명이 홍콩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팡창’은 ‘네모난 객실’이란 뜻으로 미군의 야전 컨테이너 병동을 모방한 것이다. 우한의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했을 당시 국제회의센터나 체육관 등 여러 공공시설을 개조한 팡창의원을 만들어 환자들을 치료했다. 홍콩 정부는 병실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1일주터 첵랍콕 공항 인근의 아시아 월드 엑스포 센터에 임시 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홍콩 정부는 이 같은 중국 중앙 정부의 지원을 환영하고 있지만 홍콩 일각에서는 중국 본토에서 온 의료진이 코로나19 검사와 치료에 관여하는데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민주진영 정당인 ‘신민주동맹’ 의원들은 2일 “홍콩 정부가 홍콩 전문가와 의료진을 존중·신뢰하지 않고 본토 검사 인원을 끌여들였다”면서 “적지 않은 시민들이 이번 검사를 통해 개인 샘플과 DNA가 본토로 전송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홍콩 정부는 시민들의 생체 정보가 중국 본토로 넘어갈 일이 없다는 입장이다.

홍콩 정부는 전날 성명을 내고 “중앙의 지원은 순수하게 바이러스 검사 강화를 돕기 위한 것이며 모든 검사는 홍콩에서 진행돼 검체가 본토로 건너갈 일이 없다”고 했다.

베이징|박은경 특파원 yama@kyunghyang.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 유튜브 구독▶ 경향 페이스북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