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 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앵커]
지난주 검찰은 이른바 '육탄전'이 벌어지는 등 그야말로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였죠. 조직 내 불미스러운 일이었던 만큼 윤석열 총장이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낼 것으로 보이는데요. 조금 전 속보로 얘기했던 대로 윤석열 총장은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쓴 독재를 배격해야 한다, 이런 발언을 했다고 합니다. 앞서 진행된 신임검사 임관식에서 추미애 장관은 검찰은 절제된 검찰권을 행사해야 한다며 통상적인 검찰개혁 관련 당부를 내놨습니다. 오늘 최 반장 발제에서 관련 소식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오늘 전해드릴 소식은요. '서초동 '열애'중'입니다. 윤석'열' 검찰총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간의 갈등, 소위 파워게임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지난달 초, 채널A 전 기자의 강요미수 사건을 두고 불거진 충돌은,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지휘를 따르면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언제든 재점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그사이 많은 일들이 있었죠. 당장 추 장관의 지휘로 독립적인 권한을 얻게 된 수사팀이 연이어 논란에 쉽싸였죠. 당장 검찰수사심의위는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수사를 중단하고, 기소하지 않을 것을 권고했습니다. 게다가 KBS의 허위 녹취록 오보 논란의 배후에 서울중앙지검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지난주엔 몸싸움 압수수색 사태로, 사상 초유의 검사 육탄전까지 벌어진 상황입니다.
그런 와중에 추 장관과 윤 총장은 현 상황에 대한 이렇다 할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었는데요. 오늘 두 사람 모두 공식 석상에 등장했습니다. 신임 검사들을 맞이하는 자리인데요. 공식적으로 환영, 당부의 축사지만 어떤식으로든 현 상황에 대한 메시지는 내놓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올 상반기, 총 세 번의 신임 검사 임관이 있었는데, 추 장관부터 보겠습니다. 2월엔 "상명하복 문화를 깨라", 4월엔 "검찰개혁의 주체는 검사", 5월엔 "검찰의 최우선 가치는 인권 보호"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윤 총장은, 2월엔 "헌법정신을 가슴에 새기고 실천", 4월엔 "약자를 지키는 것이 검사의 사명", 5월엔 "법 집행엔 비례와 균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신임 검사 행사는 임관식 다음 신고식이 진행되기 때문에 항상 추 장관의 발언 이후에 윤 총장의 발언이 나오게 되죠.
그러니까 복 국장이 주재하는 회의가 있는데, 저와 조 반장이 다정회가 너무 긴 것 같다, 시간을 줄이면 어떻겠냐고 의견을 모읍니다. 그리고 회의에선 조 반장이 먼저 "국장, 회의가 너무 길어서 힘듭니다, 30분으로 줄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라고 말을 꺼냅니다. 그런데 국장의 표정이 탐탁지 않아 보였고, 저는 "국장, 지금 딱 좋습니다. 시간을 더 늘려도 좋을 것 같은데요?"라고 대응을 할 수 있다는 겁니다.
무슨 의미냐고요. 이번 검찰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추 장관이 먼저 직접 메시지를 내기보다는 윤 총장의 입장이 나온 다음 자신의 입장을 추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는 겁니다. 올 초에도 비슷한 상황이 있었죠. 측근들이 좌천되는 등 인사가 있었던 1월, 당시 윤 총장은 검사 전출식에서 "어느 위치에 가나, 어느 임지에 가나 검사는 검사동일체 원칙에 입각해 운영되는 조직"이라는 점을 강조했는데요. 그러고 사흘 뒤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추 장관은 이 발언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내놨습니다.
[추미애/법무부 장관 (2월 3일) : 검사동일체의 원칙은 15년 전 법전에서 사라졌지만 아직도 검찰조직에는 상명하복의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그것을 박차고 나가서 각자가 정의감과 사명감으로 충만한 보석 같은 존재가 되어 국민을 위한 검사로 빛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추미애 장관은 신임 검사들에게 "검찰이 국민 신뢰를 회복하려면 절제되고 균형 잡힌 검찰권을 행사해야 한다"며 "수사의 적법성을 통제하는 기본 역할을 충실히 해줄 것을 부탁한다"고 당부했습니다. 검찰개혁을 강조하긴 했지만, 예상대로 최근 논란이 된 현안들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신임검사 신고식은 오후 4시 반에 진행됐는데요. 메시지가 조금 전 나왔는데요. 구체적인 메시지 내용은 자리에 들어가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이러한 직접적인 메시지보다도 더 강한 파급력을 가져다주는 게 있죠. 바로 인사입니다.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도 바로 올 초 검찰 고위직 인사에서 시작이 됐죠. 장관과 총장 간의 협의라는 관례를 두고 두 사람이 신경전을 벌였죠.
[정점식/당시 자유한국당 의원 (1월 9일) : 인사를 강행을 했습니다. 결국은 명백히 검찰청법 34조에 위반되는 인사라는 것이지요. 그렇게 생각 안 하십니까?]
[추미애/법무부 장관 (1월 9일) : 제가 위반한 것이 아니고요. 검찰총장이 저의 명을 거역한 것입니다. '인사 의견을 내라'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그 명을 거역한 게 아니고 그런 형식적인 의견청취 절차를 진행하려고 하니까 그런 것 아닙니까!)]
결과적으로 추 장관은 윤 총장의 측근들을 지방으로 발령내는 인사를 단행했고, 현 이성윤 지검장을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했습니다. 그 어떤 발언보다 더 강력한 메시지가 바로 인사라는 것이죠. 추 장관 취임 이후 두 번째 정기 인사가 예정돼 있는데요. 당초 지난달 30일 예정됐던 검찰인사위원회는 돌연 연기가 됐습니다. 올 1월과 마찬가지로 총장과의 협의 과정이 또 다시 패싱된다면 추 장관과 윤 총장간 갈등은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인사의 내용도 마찬가진데요.
최대 관심은 김영대 고검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공석이 된 서울고검장이 과연 누가 될지입니다. 검찰·법무개혁추진위원회가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고검장으로 분산시키고, 법무부 장관이 고검장을 지휘할 수 있도록 하는 권고안을 내놓으면서, 이대로면 서울고검장의 권한은 상당해지는데요. 당장 한동훈 검사장과 정진웅 부장검사 간의 소위 '육탄전'에 대한 감찰도 서울고검에서 진행 중입니다. 따라서 이 서울고검장이 누가 되느냐에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는데요. 이성윤 중앙지검장이 승진, 임명되는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입니다. 다만 서울중앙지검을 이끈지 7개월이 채 되지 않았고, 주요 사건에 대한 마무리를 위해 유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현안엔 말 아낀 추미애…"절제·균형된 검찰권 행사해야" > 입니다.
최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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