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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美 달러와 반대로 가는 유로화 회복세…"월간 상승폭 10년만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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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달러 가격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달러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유로 가격은 반대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보다 유럽연합(EU)이 코로나 사태에 더 적극적으로 대처하며 이 같은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3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와 블룸버그통신 등은 최근 미국의 코로나 확산세와 함께 달러가 1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가격이 떨어지고 있지만 유로는 반대로 가고 있다며 이 같이 전했다.

조선비즈

유로 가격이 지난 5월 이후 10% 오르며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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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이후 유로 가격은 10% 올랐다. 7월 한달에만 달러대비 5% 이상 상승했다. 이는 2010년 9월 이후 월간 상승폭이 가장 큰 수준이다.

EU 지도자들은 지난달 새로운 공동 채무를 지고 코로나 구제법안에 합의했다. 이러한 연대는 정치적 마비를 겪고 있는 미국과 극명히 대조되며 유로 가격을 끌어올렸다.

FT는 "이는 유로존 부채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8년 만에 EU와 유로 지역이 중앙은행과 같은 보수적인 장기 투자자들에게 보다 제도적으로 견고하고 유동적인 통화를 제공하기 시작할 가능성을 열어줬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는 유럽의 수출 기업에 대한 인식된 ‘적수’로서 미국에서 벌어들인 수익의 가치를 줄이고 공통 통화 블록에서 생산되는 상품에 대한 국제 수요를 감소시킨다"면서 "그러나 주식 시장에서 유로 지역에 대한 신뢰가 증가한 것이라면 긍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 같은 유로화의 회복세는 미 달러처럼 성숙하고 유동적으로 움직이기 까진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의견도 있다. 예를 들어 신흥 시장 중앙 은행은 통화가 폭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유로화를 거의 사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아직은 달러의 가치가 훨씬 유효하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 3월 코로나 대유행 시기 초반에 미 달러는 ‘안전 자산’으로서의 수요가 몰리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이후 유동성 공급이 늘고 미국에서 코로나 환자가 급증하면서 달러 가격이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FT는 "이러한 달러화의 급격한 움직임은 필연적으로 세계 금융 시스템의 핵심과 미 통화가 하는 독특한 역할에 이르는 일련의 의문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미 남부 주(州)에서 코로나 환자가 늘고 미국 경제의 잠재적 약세를 반영해 달러화가 하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펀드매니저들은 중앙은행이 경제에 더 많은 자극을 가해야 할 것으로 보고 그 과정에서 달러화가 더 약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와 함께 달러를 대체할 만한 다른 통화나 자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금이나 비트코인, 유로화 등이 거론되며 이들의 가격이 오르고 있다.

미 재무부의 전직 관리인 브래드 세터는 "유로화가 갑자기 달러화를 대체할 것이라고 믿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면서 "미국의 잘못된 (달러) 관리는 달러화의 지위를 서서히 떨어뜨릴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FT는 "이런 시기는 시장에서는 혼란스러운 시기"라면서 "달러 가치 하락은 일반적으로 세계 경제에 대한 낙관론의 표시이지만 이번엔 전망이 다르고 미 국채 가격이 떨어지는 것은 미국에 대한 전망이 약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데이비드 라일리 런던 블루베이자산운용 수석 투자 전략가는 "미 국채 시장이 약해지는 것은 곧 기축 통화로서 달러의 가치가 떨어지고 금이 각광 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고 언급했다.

우고운 기자(w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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