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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매일 0.2% 수익, 평생 보장" 투자자 뒤통수친 암호화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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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박광범 기자] [금감원, 유사수신업체 186곳 수사의뢰]

머니투데이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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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명 스마트폰과 성형수술용 실리콘 등을 수입하는 A업체. 이 업체는 태국의 경찰, 공무원들과 친분이 있어 통관에 문제가 없고 높은 마진을 얻을 수 있다며 불특정 다수의 투자자를 모집했다. 2개월 후 투자금의 25%의 수익과 원금을 주겠다는 조건이었다. 만에 하나 수익이 나지 않더라도 자체적으로 원금을 보장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고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돈을 끌어모은 A사 대표는 그대로 잠적했다.

#. 암호화폐 운영업체 B사는 본인들의 'C체인'에 투자하면 온라인 카지노사업 등으로 수익을 내 매일 0.2%의 수익을 평생 지급하겠다고 홍보했다. 조만간 C체인이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할 예정이고, 특정 가격을 방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매매를 할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 원금은 보장된다"며 투자자들을 모집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불법사금융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482건의 신고·상담 중 범죄혐의가 드러난 186개사를 검찰과 경찰에 수사의뢰했다고 4일 밝혔다. 이들 중에는 암호화폐 관련 업체가 49.5%(92개사)로 가장 많았고, 합법적 금융회사를 가장한 업체도 25.3%(47개사)에 달했다.

금감원은 유사수신 업체들이 최신 유행 기법으로 피해자를 현혹하기 위해 전통적인 유사수신 유형에 암호화폐를 접목시킨 사기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예컨대 카지노, 태양광발전 등 고유 사업모델에 이와 연계된 코인을 제작했다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으는 식이다.

이들 업체는 대부분 사업 초기 신규 가입자의 돈으로 기존 가입자에게 원금과 수익금을 지급하는 전형적인 폰지사기 형태를 띄었다. 이들은 투자자 모집과정에서 유명 연예인이나 국내외 정관계 유력자와의 친분을 과시하기도 한 것으로 금감원 조사결과 드러났다.

이들 186개사로부터 사기를 당한 피해자 평균 연령은 만 56세로, 암호화폐 등 최신 금융기법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이 주를 이뤘다. 평균 피해금액은 5783만원이었다.

금감원은 이같은 금융사기를 당하지 않기 위해 '원금과 고수익을 보장'해준다고 할 때는 일단 의심을 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고수익에는 항상 그에 상응하는 고위험이 따른다'는 투자의 진리를 항상 염두에 두란 얘기다.

또 투자권유를 받은 회사가 제도권 금융회사인지 확인해 볼 필요도 있다. 금감원 홈페이지에 있는 '금융소비자 정보포털 파인'에서 업체명을 검색하면 제도권 회사인지 조회가 가능하다.

금감원은 "유사수신 피해를 입은 경우에는 즉시 경찰에 신고하거나 금감원 불법사금융피해 신고센터에 제보해 주길 바란다"며 "또 금감원은 유사수신 피해를 예방하고자 '불법금융 파파라치' 제도를 통해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으니 적극적인 신고와 제보를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박광범 기자 soco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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