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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WTO 사무총장, 아프리카 출신 후보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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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출사표를 던진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아프리카 출신 후보 2명이 유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조선비즈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후보들. 첫번째줄 왼쪽부터 헤수스 세아데(멕시코), 응고지 오콘조-이웰라(나이지리아), 하미드 맘두(이집트), 투도르 울리아노브스키(몰도바). 두번째줄 왼쪽부터 유명희 본부장, 아미나 모하메드(케냐), 무함마드 마지아드 알투와이즈리(사우디아라비아), 리엄 폭스(영국). / 각 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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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각) FT는 차기 사무총장에 출사표를 던진 8명의 후보 가운데 나이지리아에서 외무·재무장관을 지낸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케냐 문화부 장관을 지낸 아미나 모하메드 전 WTO 총회 의장이 외교가에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은 미국, 중국 그 어느나라로부터도 지지 선언을 받지는 못했지만 WTO 최초의 여성, 아프리카 출신 사무총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후보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둘중에선 케냐 출신의 모하메드 전 의장이 외교관 출신으로 지난 2015년 나이로비에서 장관급 WTO 회의를 주재한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일부 유럽연합(EU) 관계자 사이에서 호감을 얻고 있다.

다른 6명의 후보 가운데 유명희 본부장과 멕시코의 헤수스 세아데 후보는 지정학적으로 미국에 너무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FT는 보도했다. 나머지 4명의 후보는 정치적 영향력 부족 등으로 크게 뒤지고 있다고 했다.

아프리카 출신의 후보들은 FT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지적한 WTO 상소기구의 한계에 공감하면서, 개혁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은 글로벌 무역 분쟁의 최고재판소 역할을 해 온 상소기구가 자국의 이익에 반하는 결정을 내리자 임기가 끝난 위원 교체 절차를 거부하며 사실상 이 기구의 운영을 중단시켰다.

모하메드 후보는 "미국의 우려는 우리가 처한 현실"이라며 "상소기구가 주어진 권한을 넘어선 일을 하고 있다는 공감대가 있다. 그들이 다른 정부가 연루된 사건에 적용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법적 선례를 만드는 습관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오콘조-이웰라 후보도 미국의 WTO 비판에 동의한다고 밝히면서 "상소기구가 회원들의 합의사항을 넘어 행동한 사례가 있었을 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다음달부터 8명의 후보를 줄여나가는 작업이 시작되는 가운데, 후보들은 미국, 중국 어느 한쪽 국가를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하는 것을 극도로 자제하고 있다. 한쪽 국가와 가까운 후보라는 인상을 남기면 다른 국가로부터 거부를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 본부장이 강대국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지만 이런 상황이 의외로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현승 기자(nalh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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