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학생들, 7~14일 수업·실습 거부
정부-의료계 5일 실무진간 회동 일정 조율 중
전공의·개원의에 이어 전국 의대생들까지 대정부 투쟁을 선언하고 나섰다. pixabay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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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여명 의대생들도 ‘투쟁’ 선언
4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성명을 내고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반대하며 7~14일 일주일간 수업과 실습을 거부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의대협에 따르면 전날 전국 40개 의과대학 대의원들에 ‘8월 7일부터 8월 14일까지 전국 의대생의 수업 및 실습 거부를 의결한다’는 안건을 표결 부친 결과,85%인 34곳서 찬성했다. 조승현 의대협 회장은 “현 정부와 여당의 행태에 분노한 많은 회원분이 수업 및 실습 거부를 통한 단체행동의 강한 의지를 피력한 것”이라며 “정부와 여당이 비상식적인 정책 및 법률안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거부 기간을 더 늘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의사 면허가 없어 총파업 동참에 한계가 있는 만큼 학생 신분으로 할 수 있는 방식을 동원한 것이다.
조승현 회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우리 협회가 부싯돌이 되어 여러 협회에 불을 붙일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함께 목소리를 내자”며 회원 참여를 독려했다.
그러면서 “수업 거부와 실습 거부를 빌미로 학생에게 학칙 등 교내 내규에 명시된 방식 이상으로 유무형의 압력이나 불이익을 주는 의과대학이 있으면 이름을 공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인턴·레지던트 등 전공의 대표 단체인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와 개원의 중심의 대한의사협회(의협)는 각각 7일과 14일에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박지현 대전협 회장은 “과거 의협이 파업을 선언하면 동참하는 형태였다면 의협과 별개로 젊은 의사들이 먼저 나서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공의들은 이후 의협이 예고한 14일 총파업에도 참여해 동력을 보탤 계획이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가 지난 3일 40개 의과대학 대의원을 상대로 투쟁안을 표결 부친 결과 85%가 찬성해 의결됐다. 사진 의대협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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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전공의 파업에는 응급실·중환자실·수술실·분만실·투석실 등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과의 인력은 제외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원칙적으로 모든 과의 모든 전공의가 참여하기로 하면서 진료 차질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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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정책 재검토한다면 파업 유보할 수도”
정부도 최악의 사태 방지를 위해 대화 채널을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최대한 대화로 해결하기 위해 주요 간부를 중심으로 실무적 협의를 하고 있다”며 “양측(대전협·의협)과 만나 대화하려고 노력하는 중으로, 이런 과정을 통해 극단적인 파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의협 관계자는 “대정부 요구사항을 발표하면서 우리가 대화하자고 했었고 정부 측에서 만나자는 제안이 와서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측은 5일 중 실무진 간 만남을 전제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의료계 유관단체 회원 150여명이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청계천 한빛광장에서 한방 첩약 건강보험 적용 반대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의협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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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집 의협 회장은 “원칙적으로는 6일까지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 등의 정책에 대해 원점에서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다면, 파업을 유보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정책을 바꿀 수 없다면 대화해봤자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의협은 대정부 요구사항을 발표하며 정부가 정책 변화를 약속한다면 대화로 풀어나갈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겨둔 바 있다.
대형병원들은 혹시 있을 초유의 진료 공백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대비에 나섰다. 다만 대체인력을 동원한다면 큰 차질은 없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서울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24시간 한정 파업이라 교수와 임상강사로 대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형병원 관계자도 “교수를 비롯해 펠로우(전임의) 등 다른 의사들을 동원해 진료와 수술은 최대한 차질 없게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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