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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처남 이영훈' 논란에 김부겸, '노무현 어법'으로 응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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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에 도전한 김부겸 전 의원이 처남인 이영훈 서울대 전 교수의 친일파 논란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어법’을 빌려 표현했다.

김 전 의원은 4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아내 이유미 씨가 쓴 “큰오빠 이 전 교수로 인해 남편이 곤혹스런 처지”라는 내용의 글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이분(이 전 교수가)이 사상적으로, 또 자기 학문적 세계에서 변화한 것이야 벌써 칠십세가 되셨으니까, 제가 그것까지 어떻게 하겠느냐”며 “다만 이제 이걸 갖고 시비를 건다면 이거는 연좌제이고 노무현 대통령 어법을 빌린다면 ‘그럼 내가 집사람하고 헤어지란 말이냐’ 그런 항변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2002년 대선 때 장인의 좌익활동 경력이 문제가 되자 “그러면 사랑하는 아내와 헤어지란 말입니까”라고 외친 바 있다.

김 전 의원은 또 “이 정도로 당내 경쟁을 하면서, 저에 대해서 비난하는 것은 정말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난 글이) 하도 많이 돌아다닌다고 하니까 아내가 남편한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의미에서 써서 우리 캠프에 보내준 모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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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전 의원과 부인 이유미 씨의 1982년 신혼여행 사진 (사진=김 전 의원 페이스북)


앞서 이날 오전 김 전 의원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는 ‘김부겸 전 의원의 아내인 이유미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서 이씨는 “큰오빠가 대학 때 학생운동으로 제적이 되고 도망 다니던 시절, 형사들이 우리 집을 들락거리기 시작했고 셋째 오빠는 학생운동으로 투옥되어 재판을 받고 3년여간 옥살이를, 남동생은 대학 졸업 후 미(美) 문화원 폭파 사건으로 경찰에 끌려가 고문을 당하고 2년여 옥살이 했다”고 운을 뗐다.

이씨의 큰오빠는 일본군 ‘위안부’의 성 노예화는 없었다는 취지가 담긴 ‘반일종족주의’의 공동저자로 논란을 빚은 이영훈 서울대 전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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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후보가 지난 2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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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그렇게 저는 민주화 운동을 하던 집안에서 성장했다. 남편도 79년 가을에 친구였던 셋째 오빠의 소개로 만나, 82년 초에 결혼했다”며 “저 역시 80년, 86년, 92년, 세 차례에 걸쳐 경찰과 안기부에 끌려갔다. 80년에는 연애할 당시”라며 “광주항쟁이 나자 서울대 복학생이던 남편을 ‘김대중 내란음모 사건’으로 전국에 지명수배했다. 한은 대구지점에 다니던 저를, 애인이라며 경찰청 대공분실에서 나와 잡아 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험난한 시절을 지나왔다. 오직 남편이 하는 정치가 올바르다 믿고 뒷바라지해 왔다. 그런데 이제 와, 저의 친정 오빠로 인해 곤혹스런 처지를 당하니 제가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했다.

이는 당과 진보진영으로부터 김 전 의원의 큰 처남이 이 전 교수라는 점을 두고 비판을 받는 상황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또 “옛날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더듬어 글을 쓰고 있자니 눈물이 흐른다”며 “부디 정치인 김부겸이 걸어온 길을 살펴보고, 여러분이 널리 이해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 글과 함께 올라온 사진에는 김 전 의원과 이 씨의 1982년 설악산 신혼여행 당시 모습이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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