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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정부 VS 의료계 첨예한 대립

젊은 의사들 "의대정원 확대 반대 파업, '밥그릇 투쟁' 아닌 의료붕괴 현장의 절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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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포르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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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포르시안] 의과대학 정원 확대 정책 추진에 반발해 오는 7일 전면 파업을 선언한 전공의들이 대국민 성명을 통해 파업의 당위성을 알리고 나섰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4일 오후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가 연대서명한 '의대 정원 확대 등 의료계 현안에 대한 젊은 의사들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대전협은 성명서를 통해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이 무너지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은 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대구.경북 지역에 코로나 환자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지난 2월 인력이 부족하다는 부름에 의사 수백 명이 나선 사태를 목도하며, 지금과 훗날의 감염병 관리, 역학 조사, 백신 개발 등을 위해 의사 인력이 더 필요하지 않겠냐는 국민 여러분의 걱정 어린 마음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현재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설립 정책은 본래 취지인 지역.공공.필수의료 활성화가 아닌 왜곡된 의료체계를 더 왜곡시키는 정책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저출산 상황과 전 세계 어느 국가보다 높은 의료접근성을 확보하고 있는 반면 수도권으로 의료자원 쏠림과 의료전달체계 부재로 인한 대형병원 쏠림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을 전반적으로 고려한 의사인력 양성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전협은 "우리나라는 세계 최초 출산율 0명대의 '인구소멸국가'에 진입했으나 의사 증가율은 2.4%로 OECD 국가 중 1위이며 의료 접근성도 전세계에서 가장 높다"며 "반면 국민 여러분이 더 많은 의사가 필요하다 느끼는 것은 수도권에 대다수의 의료기관이 집중돼 있기 때문이며, 원하는 때에 치료를 받기 어렵다 느끼는 것은 의료전달체계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중증, 경증 구분 없이 모두가 소수의 병원으로 집중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따라서 "공공의료원보다는 민간병원을, 지방병원보다는 수도권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국민이 많은 상황에서, 의무복무하는 '지역의사'를 선택할 것이라는 생각은 망상에 가깝다"며 "한명의 의사를 키우는데 약 2~3억원의 비용이 들기 때문에, 현재 정부와 여당이 추진 중인 의사 증원을 위해서는 1조원 이상의 세금을 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의사양성 과정에서 국가의 책임과 지원 정책을 펴지 않던 정부가 의대정원 확대를 추진할 경우 부실의대를 양산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대전협은 "지금까지 전공의 수련 비용에 단 한푼도 지원한 적이 없는 정부에서, 정원 50명의 서남의대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해 폐교시킨 나라에서, 또다시 부실의대를 양산하는 포퓰리즘적 정책을 내놓은 것은 아닐지"라고 반문하며 "정책의 성공과 목표의 달성은 선한 의도만으로는 부족하고 오로지 꼼꼼한 설계와 충분한 논의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젊은 의사들이 의대정원 확대 정책에 반대하는 것은 '밥그릇 투쟁'이 아니라 왜곡되고 붕괴 직전의 의료시스템을 막아내기 위한 의료 최전선에서의 간절한 외침이라고 호소했다. 또한 이번 파업이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의료계의 잘못된 행태에 대한 자정 움직임의 시작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대전협은 "우리나라 인구당 간호사 수는 OECD 평균보다 1.5배 많지만,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에서부터 지역 의원까지 간호인력 수급에 차질을 겪고 있다는 건 살인적인 업무환경과 처우 개선이 이뤄지지 않은 단순한 인력 증원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님을 보여주는 직접적인 증거"라며 "정치 슬로건일 뿐인 의대 확대 정책이 아니라, 더 중대하고 실질적인 문제들이 산적해 있으며 잘못된 정책과 그것이 불러올 암울한 미래를 막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전국 전공의들이 단체행동에 임하는 것을 너그러이 양해해주실 것"을 거듭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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