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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건조기·제습기는 날개 달고…에어컨은 매출은 바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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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유통업계 바뀐 기상도

[경향신문]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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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무더위’ 기상 예보에
에어컨 공장 풀가동했던 업계
긴 장마에 판매 부진 ‘울상’
건조기 판매는 384%나 늘어

해외여행·물놀이 어려워져
수영복 매출도 절반으로 ‘뚝’

올여름 폭우를 동반한 장마가 길어지고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가전·유통 상품 판매에 희비가 갈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회사들은 올해 ‘역대급’ 무더위가 찾아올 것이라는 기상청 예보에 에어컨 생산공장을 전면 가동했지만 판매 저조에 울상이다. 반면 눅눅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의류관리기와 제습기 판매는 예년치를 크게 웃돌고 있다. 의류업계도 코로나19로 수영장을 찾는 인파가 줄어들면서 수영복 매출이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다.

4일 가전업계와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에어컨 판매량은 작년 동기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6월 초 일찍 찾아온 무더위와 에너지소비효율이 높은 가전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구매비용 환급으로 에어컨 판매가 증가하고 있었는데 흐름이 뚝 끊긴 것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에어컨 판매량은 날씨가 절반을 좌우한다”며 “매년 200만~250만대 판매를 기대하는데 장마가 길어지면서 7월 판매량이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8월에도 비 소식이 이어지면서 에어컨 판매 반등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기상청은 지난 6월24일 시작된 중부지방 장마가 오는 13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업체들은 8월 하순부터 날씨가 더워지면서 생길 막판 판매량 반등에 목을 매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더위가 길어지는 해에는 8월에도 높은 판매량을 보인다”며 “장마 이후에도 에어컨 판매량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에어컨과 달리 의류관리기와 건조기, 제습기 판매는 걸어진 장마 덕분에 늘었다.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의류관리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1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의류건조기와 제습기 매출도 각각 60%, 20% 늘어났다. 현대백화점도 지난 7월 건조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84% 늘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 ‘마른장마’였던 작년과 달리 올해 장마는 ‘눅눅한 장마’로 가정 내 습기가 충만해진 영향”이라고 말했다.

의류업계 역시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해외여행과 물놀이가 어려워지면서 수영복 제작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7월 롯데백화점의 수영복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63% 감소했다. 신세계백화점의 수영복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49% 줄었다.

백화점 관계자는 “수영복은 여름휴가철을 앞두고 5~6월에 판매가 끝났어야 한다”면서 “물건이 팔리지 않아 7~8월에도 각종 판촉행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동용 수영복 수요는 성인용 수영복에 비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온라인쇼핑몰 G마켓에 따르면 3월에는 아동용 수영복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8% 줄었지만, 지난달에는 43% 감소하는 데 그쳤다. 롯데백화점에서도 3월 대비 7월 아동용 수영복 매출 신장률이 같은 기간 성인용 수영복 신장률에 비해 크게 늘었다.

한편 물놀이 대신 실내 운동을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트레이닝복과 스포츠 레깅스 판매는 증가했다.

G마켓은 6월 말부터 7월 말까지 트레이닝복 판매량은 124%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달 스포츠 레깅스 판매량도 작년 동기 대비 11배가량 성장했다.

곽희양·정유미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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