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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연재] 연합뉴스 '천병혁의 야구세상'

[천병혁의 야구세상] 노히트게임에 삼진이 없다고?…맞혀 잡으면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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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드 떨어진 류현진, 오히려 공격적인 투구가 급선무

연합뉴스

OB 베어스 시절 장호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프로야구 초창기 OB 베어스(두산의 전신)의 선발투수로 활약했던 장호연은 '개막전의 사나이'로 불린다.

개막전에만 9차례 선발 등판해 6승을 거뒀다.

등판 횟수와 승수 모두 개막전 최다기록이다.

그는 특히 데뷔전이던 1983년 MBC 청룡과 개막전에서 신인 최초로 완봉승을 거뒀고, 1988년 개막전에서는 롯데 자이언츠를 상대로 노히트노런의 위업을 달성했다.

장호연의 노히트노런 게임은 아주 특이한 게임으로 남아 있다.

장호연은 당시 아웃카운트 27개를 잡으면서 단 1개의 안타도 맞지 않았지만 단 1개의 삼진도 뽑지 못한 것이다.

노히트노런을 달성했는데 삼진이 없다고?

실제 장호연은 사사구 3개를 내준 것을 빼고 나머지 27명의 타자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웠다.

그 경기는 KBO리그 39년 동안 수립된 14번의 노히트노런 중 유일하게 탈삼진이 없는 노히터 기록이다.

빠른공 최고 스피드가 기껏 130㎞대에 머물던 장호연은 이른바 '기교파' 투수였다.

'우완 유희관'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에이전트도 없던 시절이지만 매년 겨울 구단과 치열한 연봉싸움을 벌이기도 했던 장호연은 은퇴 후 고교야구 지도자로서 잘못된 일을 저질러 징계를 받기도 했다.

개성이 강한 그는 선수 시절 독특한 야구 지론으로 관심을 끌었다.

그중 하나가 "왜 힘들게 삼구 삼진을 잡느냐, 그냥 공 1개로 맞혀 잡으면 되지"라는 말이다.

맞는 말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한데…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강속구 투수가 아닌 제구력과 변화구를 무기로 하는 투수라도 마운드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보다 공격적인 투구를 해야 하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다.

스피드에 자신이 없다고 도망 다니면서 유인구로 일관하다 보면 누상에 주자가 쌓이면서 결국 대량 실점으로 무너지게 된다.

도망가는 피칭은 투구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 조기 강판의 빌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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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겨울 토론토 블루제이스로 이적한 류현진(33)은 시즌 초반 2경기에서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2경기 모두 5회조차 버티지 못했고 평균자책점이 8.00까지 치솟았다.

무엇보다 투구 수가 너무 많다.

류현진의 1이닝당 평균 투구 수는 21.11개로 규정이닝을 채운 메이저리그 투수 66명 중 65번째다.

지난해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했던 류현진의 이닝당 투구 수는 14.81개로 전체 2위였다.

류현진은 지난달 31일 워싱턴 내셔널스 경기에서 패한 뒤 "구속이 많이 나오지 않아 변화구 위주로 승부했는데 상대 타자들이 잘 쳤다"라고 말했다.

자신감이 떨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도 피하기만 해서는 절대 살아남을 수 없다.

보다 공격적인 피칭만이 투구 수를 줄이면서 류현진을 '류현진답게' 만들 것이다.

shoel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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