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교사 연합(CTU)이 가을학기 등교 재개를 반대하며 시위에 나서고 있다.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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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뉴스1) 박영주 통신원 =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모든 공립학교에 대해 9월 시작되는 새 학년을 전면 원격수업으로 진행키로 했다. 당초 주 2회 현장수업을 겸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검토했지만, 이를 전면 백지화한 것이다.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시카고 공립학교(CPS) 측은 주 2일 수업제를 철회하기로 최종 결정하고 이를 5일 발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35만5000명에 달하는 CPS 소속 학생들은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새 학기도 집에서 시작할 전망이다.

이번 방침 변경은 로리 라이트풋 시카고 시장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타임스는 "이번 정책 전환은 시 보건당국이 적절한 방역 조건을 갖추는 한 등교 재개에 찬성한다며 확산 위험이 크지 않다고 밝힌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이뤄졌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학교를 다시 열라'고 주문하는 가운데, 일리노이를 포함해 미 전역에서는 현재 학교 수업 재개 형태를 둘러싼 논란이 수주째 이어지고 있다.

시카고의 이번 결정은 최근 시내 코로나19 증가세가 심상치 않고, 이에 따라 교사는 물론 학부모들이 아이들 등교를 반대하고 나선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시카고와 CPS 측은 원격학습이 언제까지 이뤄질지는 "과학적 근거에 따를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적어도 이번 학년이 끝나는 11월5일까지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카고 보건당국의 앨리슨 아와디 박사는 이날 "시카고의 확진율은 현재 4.8%이며, 일일 환자 수는 273명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한 소식통은 "일일 확진자 수가 좋아 보이지 않는다"며 "부정적인 피드백이 많았고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겠다고 말하는 학부모들도 있는데, 부모 입장이 이렇다면 어쩔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시카고 시장실과 CPS는 지난달 하이브리드 모델이 발표된 이후 5차례 온라인 커뮤니티 회의를 열고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시카고 트리뷴은 "이번 결정이 시카고 교사 연합(CTU)의 파업 가능성을 피하기 위한 조치"라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CTU는 이미 전면 원격학습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파업을 하겠다는 뜻을 내놓은 바 있다. 파업이 이뤄질 경우 현장 수업을 진행해도 파행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시는 이번 결정이 교사 파업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고 트리뷴은 덧붙였다.

최근 시카고 교외 지역 학군들도 잇따라 새 학년 개교 계획을 내놓고 있다. 몇몇 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코로나19 감염을 이유로 원격학습을 도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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