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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노잼 도시 대전?…이야기 따라 둘러보면 ‘꿀잼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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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대전 동구 대동 벽화마을.


‘노잼’ 도시 대전.

대전은 전국에서 제일 재미없는 도시란 오명을 벗을 수 있을까? 잘 찾아보면 대전 곳곳에도 보고 느끼고 힐링할 구석이 숨어 있다. 대전시는 그런 구석들에 이야기를 입혀 ‘대전스토리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총 12코스로 짜인 여행의 첫 번째 코스는 옛 충남도청사에서 시작해 옛 동양척식주식회사 대전지점 거쳐 3.16 독립만세가 일어난 인동시장, 을유해방기념비가 있는 보문산, 대전 근현대사전시관 돌아보는 ‘근대 100년 여행’ 여정이다.

대전 중구 선화동 옛 충남도청은 1932년에 만들어진 근대 건축물이다. 공주에서 대전으로 도청으로 옮겨 오면서 대전은 근대도시의 모습을 갖춰갔다. 일제는 철도를 중심으로 식민지 조선을 착취하기 위해 도청을 대전으로 이전했다. 해방 뒤 이곳은 미 군정청으로 사용됐고, 한국전쟁이 때는 19일 동안 정부 임시중앙청으로 쓰였다. 1937년 지어진 일본의 시즈오카현 청사 본관과 비슷한 모습으로 1983년대 관공서 건축 양식을 잘 보여주는 근대문화유산(등록문화재 18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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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동구 원동 중앙시장.


3코스는 ‘중앙시장 맛여행’이다. 대전 동구 원동 중앙시장은 일제강점기 일본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대전어채시장에서 시작됐다. 이 시장이 생기면서 조선 전통 상권인 인동장터는 점차 쇠락했다. 해방 이후인 1948년 중앙도매시장이 세워졌는데 옛 조선식산은행(현 다비치안경점) 건물을 뺀 대부분 시설이 폭격으로 파괴됐다. 하지만 전쟁 중 피난민들의 물물교환으로 자연스럽게 시장이 형성됐고 모이는 사람이 늘면서 주변에 판잣집 시장이 만들어지기도 한 역사가 있는 곳이다.

대전의 하천과 호수를 이은 4∼7코스는 대전의 자연을 느끼는 여행(새벽힐링투어)이다. 지금은 열차가 다니지 않는 호남선 원정역 근처 대전 서구 원정동 두계천은 영화 ‘클래식’의 촬영지다. 영화의 처음과 마지막 장면을 장식한 나무다리가 있던 곳이 두계천이다. 영화에서 준하(조승우)가 친구들과 물고기를 잡고, 양 갈래로 머리를 땋은 주희(손예진)는 소달구지를 타고 지나가던 곳은 원정동 세편이마을 앞 두계천 둑이고, 준하가 주희를 업고 별과 반딧불이가 반짝이는 나무다리를 건너는 장면도 두계천에서 촬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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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서구 원정동 두계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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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코스인 대전 동구 대동 ‘대동하늘공원’은 달동네인 대동벽화마을과 대동하늘공원에서 해넘이와 원도심의 야경을 감상하는 야간투어다. 대동벽화마을은 지역 화가 30여명과 동네 주민들이 함께 벽화를 그리고 조형물을 설치한 ‘공공미술프로젝트’고 재탄생한 곳이다. 대동벽화마을에 가면 대전을 대표하는 꿈돌이와 한빛탑, 튀김소보로 등의 모습이 담긴 기념품을 파는 ‘굿즈가게’도 있다. 대동하늘공원은 대전역과 가깝고 도심에서 해넘이와 야경을 볼 수 있는 많은 사람이 찾고 있는 대전 대표 명소다.

11코스에는 유성온천이 있다. 대전 유성온천의 역사는 깊다. 1449∼1451년 편찬된 ‘고려사 지리지’에 처음 기록돼 있고, ‘세종실록지리지’에도 유성현 동쪽 5리 독지울에 온천과 집이 있다고 기록돼 있다. 1530년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태조와 태종이 이곳에서 목욕을 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근대에는 1915년 이 지역 갑부인 김갑순이 온천 개발에 성공해 유성온천장을 열었다. 1966년 현재 유성호텔 자리로 옮겼다. 유성호텔 외에도 만년장, 봉명관(계룡스파텔 자리)이 당시 쌍벽을 이룬 온천으로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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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동구 용운동 대동하늘공원에서 바라본 대전 원도심 야경.


대전시는 이런 스토리가 담긴 스토리투어를 지난 1일부터 오는 12월12일까지 총 72차례 운영하고, 매주 토·일요일 코스별로 새벽, 오전, 야간으로 구분해 진행한다. 참가신청은 대전스토리투어 누리집(http://www.djtour.co.kr/) 등에서 할 수 있다. 코스별 참가 인원은 선착순 20명이고, 참가비는 1만원이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사진 대전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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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중구 선화종 옛 충남도청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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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유성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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