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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류호정 “국회는 내 일터, 일할 때 입는 옷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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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피스 등원에 민주당원들 조롱·비하

류 의원 “반바지·청바지도 입었는데

원피스에만 성희롱 쏟아지는 건 문제”


한겨레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잠시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에 원피스를 입고 참석한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일부 더불어민주당원들과 극우성향 누리꾼들의 ‘성희롱 표적’이 됐다. 류 의원은 “일할 때 입던 옷을 국회에서 입었을 뿐인데 성희롱적 발언이 쏟아져 당황스럽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100만 당원’ 페이스북 그룹에는 4일 저녁부터 류 의원의 본회의장 사진과 함께 류 의원을 조롱하고 성적으로 비하하는 게시글이 잇따랐다. 비슷한 시각 일베 게시판에도 민주당원 페이스북 그룹에서와 유사한 성폭력적 비난이 이어졌다.

류 의원은 5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내게는 국회가 일터다. 지금까지 청바지·반바지 등을 입고 나온 적이 많았는데 원피스를 입자 성희롱적 발언이 쏟아지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터에서 여성은 항상 (복장이나 언행에 대해) 자기검열을 하게 된다. 그러나 자기검열이 정작 필요한 것은 성희롱을 하는 사람이다”라고 꼬집었다.

정의당은 당 차원에서 대응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여성 의원은 바지를 입었다는 이유로, 화려한 옷차림을 선택했다는 이유만으로 구설에 오른다. 상대에게 고압적으로 소리치는 것은 국회의 당연한 모습이 되고 원피스를 입은 게 문제시되는 작금의 현실에 유감을 표한다. 지금은 2020년임을 말씀드린다”고 쓴소리를 했다.

민주당 의원도 당원들의 행태를 나무라며 류 의원을 응원했다. 고민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류 의원이 입은 옷으로 과도한 비난을 받는 것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 오히려 국회의 과도한 엄숙주의와 권위주의를 깨준 것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국회는 그렇게 다른 목소리, 다른 모습, 다른 생각들이 허용되는 곳이어야 한다”고 썼다.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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