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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여행가방 시신 사건 피의자 2명 구속… 法 “도망 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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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에 할 말 없나” 질문에 침묵… 사과도 안 해

세계일보

친구를 살해한 뒤 여행가방에 담아 인천의 한 선착장에 버린 혐의로 구속된 20대 남성 2명이 5일 인천지법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모습. 뉴스1


금전 문제로 다투던 동갑내기 친구가 숨지자 여행용 가방에 넣어 인천의 한 선착장에 버린 20대 남성 2명이 경찰에 구속됐다. 법원은 ‘도주 우려’를 들어 구속을 결정했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5일 A(22)씨 등 2명을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했다. 앞서 이들을 상대로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한 인천지법 이원중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영장심사 개시 3시간 여 만에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 2명은 지난달 29일 오후 2시쯤 서울시 마포구 한 오피스텔에서 친구 B(22)씨를 폭행해 살해한 혐의, 그리고 B씨 시신을 커다란 여행용 가방에 담아 인천 중구 무의동의 한 선착장에 버린 혐의를 나란히 받고 있다.

전날(4일) 구속영장이 신청된 A씨 등 2명은 영장실질심사를 위해 이날 오후 1시30분쯤 인천지법에 도착했다. 경찰 승합차에서 내린 이들은 검은색 마스크와 모자를 착용해 얼굴 대부분을 가렸다. 수갑을 찬 채 포승줄에 묶인 모습이었다.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이 A씨 등에게 “왜 범행했느냐” “피해자에게 할 말은 없느냐” 등 질문을 던졌으나 묵묵부답이었다. ‘피해자와 유족에게 죄송하다’는 취지의 짧은 언급조차 없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 등 2명과 B씨는 일하다가 서로 알게 된 동갑내기 친구 사이로 금전 문제 때문에 심한 다툼을 벌이가 그만 살인에까지 이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A씨 등은 “금전 문제 등으로 B씨와 싸우고 잠이 들었는데 다음날 깨어보니 B씨가 숨져 있었다”며 “덜컥 겁이 나서 시신을 버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파악한 바로는 A씨 등 2명은 B씨가 숨지고 하루 지난 7월30일 오전 6시 B씨 시신이 든 여행용 가방을 들고 택시에 타 인천시 중구로 갔다. 그곳의 잠진도 한 선착장에 B씨 시신이 든 여행용 가방을 몰래 유기했다는 것이다.

하루 뒤인 7월31일 “수상한 여행용 가방이 버려져 있다”는 신고를 경찰이 접수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선착장 인근 컨테이너 가건물 주변에서 가방에 담긴 B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B씨는 옷을 입은 상태였고 시신도 훼손되지 않았다. ‘살해’라고 판단한 경찰은 즉각 수사에 착수해 선착장 인근 폐쇄회로(CC)TV를 확보해 열람하는 한편 피해자 B씨의 주변 인물들을 탐문했다. 마침 A씨 등 2명이 연락을 받지 않자 용의자로 특정해 수사망을 좁혀갔다.

검거를 피할 수 없다고 여긴 A씨 등 2명은 전화로 경찰에 자수 의사를 밝혔다. 이후 지난 2일 오후 8시 30분쯤 집 근처 서울 마포경찰서에 찾아가 자수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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