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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이인영 장관 되자마자… 10년만에 ‘북한 술’ 들어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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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北 술·南 설탕 물물교환 승인 검토

세계일보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달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 임원들과 면담 자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통일부가 민간차원에서 북한 술과 남한 설탕의 물물교환을 추진하는 계약의 승인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물자들의 반출·입이 승인되면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5·24조치가 나온 지 10년 만에 북한 물자가 남한으로 들어오게 된다. 이인영 장관이 취임하자마자 남북 민간교류의 물꼬가 트일 지 주목된다.

정익현 남북경총통일농사협동조합 이사장은 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6월 말 북한 개성고려인삼무역회사 등과 북한의 개성고려인삼술·들쭉술 등을 남한의 설탕과 맞바꾸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남측이 북한으로부터 들여오기로 한 품목은 술 말고도 과자, 사탕, 차, 음료, 건강기능식품류 등이 포함됐다고 한다. 중국회사가 남북 사이의 중개역할을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남측은 현금을 건네려 했으나,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고려해 설탕과 물물교환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한 통일부 관계자는 “민간 차원의 남북 간 교류 협력 노력 중 하나로 보면 된다”며 “아직 (반출·입) 승인을 하기에는 완성도가 낮아 제반 요건을 갖췄는지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취임 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부터 물물교환 방식으로 교착상태인 남북관계를 타개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어 통일부가 반출·입을 승인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해당 계약 건이 승인되면 남북 간 물물교환은 중국을 거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에도 통일부의 반출·입 승인이 필요하다. 현행 남북교류협력법에 따르면 통일부가 승인하는 반출·입의 개념에 ‘단순히 제3국을 거치는 물품 등의 이동’도 포함된다.

통일부가 이 계약 건과 관련해 반출·입을 승인할 경우 5·24조치 후 10년 만에 북한 물자가 처음 남한으로 들어오게 되는 것이어서, 5·24 조치가 사실상 실효성을 잃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장관은 한미 워킹그룹을 통하지 않고 우리 스스로 독자적으로 판단해 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해서 하겠다고 밝히면서 금강산과 백두산의 물, 대동강의 술을 남측 쌀이나 약품과 물물교환하는 방식을 제시한 바 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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