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6 (금)

[만났습니다]②1년새 발전기금 100억 유치…`순천대 르네상스` 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취임 직후 재정기획실 신설하고 예산 9억 절감

시의회 6개월 설득 끝에 50억원 발전기금 약정

정부재정지원 年 190억 수주…전년 대비 2.3배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순천대의 위기를 극복하고 대학 정상화에 기여한 총장으로 평가받고 싶다.” 고영진 순천대 총장은 임기를 마친 뒤 구성원으로부터 이같은 평가를 받고 싶다고 했다. 대학이 어려울 때 총장직을 맡아 학교를 정상궤도에 올려놓은 총장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것.

이데일리

고영진 순천대 총장은 취임 1년 만에 발전기금 100억원을 유치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사진=순천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고 총장은 2002년 교무처장을 역임하긴 했지만 학내 보직보다는 연구에 관심이 많은 교수였다. 1987년부터 순천대 식물의학과 교수로 재직하며 써낸 논문만 200여 편, 연간 6편 이상이다. 1990년대 순천대 사상 외부 수주 연구비 1억 원을 첫 돌파한 교수도 그였다.

보직보다는 연구에 관심이 많던 그가 지난해 2월 총장선거에 출마하게 된 계기는 순천대의 위기 때문이다. 순천대는 교육부가 2018년 실시한 대학기본역량진단(대학진단) 결과 하위 36%에 포함됐다. 이는 상위 64%인 자율개선대학과 달리 교육부로부터 정원 감축을 권고 받으며 일반재정지원에서도 일부 제한을 받는다.

순천대 구성원은 충격에 빠졌다. 전남 최고의 교육도시란 자부심을 가진 순천시민들도 상처를 입었다. 고 총장은 “순천대는 제가 30년 넘게 재직한 일터”라며 “위기상황에 놓인 대학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총장선거에 출마했다”고 말했다.

고 총장은 지난해 5월 취임 직후부터 허리띠를 졸라맸다. 기획처 산하에 재정기획실을 신설하고 9억 원의 예산을 절감한 뒤 발전기금 모금에 나섰다. 지역 기업인들을 만나고 순천시로부터 기부 약정을 받아내는 등 취임 1년간 100억 원 약정, 30억 원 기탁이란 성과를 거뒀다. 순천대 역대 총장들이 재임 4년간 평균 30억 원을 모금했다는 점에 비춰보면 전무후무한 성과다. 그는 “총장 취임 후 학교 재정상황을 보고받고 발전기금 모금에 적극 나섰다”며 “순천시로부터 50억의 기부금을 약정 받았지만 시의회가 반대해 6개월간 설득 끝에 결국 동의를 얻어냈다”고 했다.

총장 취임 후 정부 재정지원사업 수주도 괄목할만하다. 지난 5월 교육부가 주관하는 4차 산업혁명 선도대학 사업에 선정, 연간 10억을 확보한 데 이어 6월에는 연간 사업비 20억 원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그랜드 ICT 사업을 수주했다. 고 총장은 “연간 기준 190억 원의 정부 재정지원사업비를 확보했다”며 “이는 지난해 83억 원의 2.3배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했다.

고 총장은 향후 학령인구 감소에도 대응이 가능하도록 대학의 체질을 바꾸는 작업에도 착수했다. 매년 학과별 신입생·재학생 미충원이나 중도탈락률 등을 평가, 경쟁력이 낮다고 평가받는 학과의 정원을 감축하는 방식이다. 재학생 만족도를 높여 학생 이탈을 막고 학과 선호도를 높이라는 의미다.

고 총장은 “2002년 교무처장을 맡았을 때만 해도 순천대는 중앙일보평가에서 전국 20위 안에 포함될 만큼 저력을 가진 국립대였다”며 “총장 재임 중 대학을 정상궤도에 올려놓는 것은 물론 향후 학생감소 위기를 넘어서는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