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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ESC] 의문의 사건, 부모의 역할 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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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사진 카카오페이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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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이 비현실적인 재미만 추구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그 반대다. 팍팍한 현실을 벗어나고 싶은 희망이나 단단한 내가 되고 싶은 바람을 상상의 틀에 담아낸 작품이 다수일 것 같지만, 사회의 아픈 구석을 깊이 있게 다룬 웹소설도 있다. 김선미 작가의 스릴러 웹소설 <살인자에게>가 대표적이다.

초반 전개는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아버지가 교도소를 출소하는 날, 17살 아들 진웅은 친구들이 떠드는 조롱을 듣는다. 가족 모두를 죽이고 자살하려 했던 아버지. 그의 행동에 대한 비난은 오롯이 진웅의 몫이었다. 그 사건으로 엄마는 죽었지만, 첫째 아들 진혁은 가출하고 둘째 아들인 진웅은 할머니의 품에서 자랐다.

몇 년 만에 가족이 다시 모였는데, 얼마 후 의문의 살인사건이 동네에서 일어난다. 이 사건은 진웅의 가족을 고통 속으로 밀어 넣는 기폭제가 된다.

외전까지 합치면 총 41화인 <살인자에게>는 웹소설치고는 짧은 편이지만,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면서 높은 열독률을 기록했다. 웹소설에서는 보기 드물게 다수의 서술자가 등장하는 데, 결말에 다가갈수록 서술자들이 풀어 놓는 이야기는 사건의 퍼즐을 맞추는 데 중요한 열쇳말이 된다.

비극적인 이야기에서 우리가 얻는 메시지는 선명하다. “이 세상의 어떤 부모도 자식의 생명과 기회를 빼앗을 권리가 없다는 걸 인지했으면 한다. 그리고 벼랑 끝에 내몰린 부모에게 부디 사회가 안전망이 되어주어 그들이 진 무거운 절망이 희망으로 변하길 간절히 바란다.” 작가의 말이다.

김수현(웹소설 엠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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