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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2 (일)

권경애 폭로 "한상혁과 통화 맞다…윤석열·한동훈 쫓아내야 한다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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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출신 권경애(55) 변호사가 6일 이른바 '검언유착(채널A 기자의 강요미수 의혹)'사건을 MBC가 첫 보도한 날 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으로부터 "윤석열과 한동훈은 꼭 쫓아내야 한다"는 취지의 전화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한상혁 위원장이 이날 오전 '권경애 변호사와 통화를 했다는 보도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는 입장문을 내자, 반박한 것이다.

조선비즈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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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3월 31일 한상혁 위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시간은 오후 9시가 맞는다. 기억에 오류가 있었다"고 한 뒤 한 위원장과 구체적인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이 내용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권 변호사에게 '윤석열이랑 한동훈은 꼭 쫓아내야 한다', '장모나 부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내가 김건희를 잘 안다. 윤석열도 똑같다, 나쁜 놈이다', '한동훈은 내가 대리인으로 조사를 받아봤잖아. 진짜 나쁜 놈이다'라고 했다.

권 변호사는 "MBC 보도에서 한동훈 검사 이름이 언급되지 않았는데도, 보도 직후에 그의 이름이 언급이 돼 강한 의구심이 들었다"며 "한 위원장은 왜 3월 31일 MBC가 'A검사장'으로만 보도했는데, 한동훈의 이름과 부산을 언급했는지 내내 의문을 떨쳐 버릴 수 없다"고 했다.

권 변호사는 지난 5일 페이스북에 MBC의 '검언유착' 의혹 첫 보도 직전 정부 고위 관계자로부터 "한동훈 검사장을 내쫓을 보도가 곧 나갈 것"이라는 취지의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권 변호사는 그 때는 해당 인사가 누구인지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연세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권 변호사는 민변에서 활동하다 조 전 장관의 사모펀드 의혹과 입시비리 의혹이 불거진 후 현 정부 정책을 비판해왔다.

통합당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방통위쪽 (인사)라면 방송통신위원장이 '권언유착'의 핵심 역할을 한 것"이라며 "권 변호사와 통화한 사람은 한상혁 방통위원장이 맞다"고 했다.

그러자 한 위원장은 이런 내용은 '허위사실'이라는 입장문을 냈다. 한 위원장은 "(권 변호사와) 통화한 시간은 MBC 보도가 나간 후 1시간 이상이 지난 오후 9시 9분"이며 "통화내용 또한 MBC 보도와 관련 없는 내용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허위사실을 기초로 한 추측성 보도에 대해서는 엄정한 법적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자신이 통화한 휴대전화 통화목록 캡처 화면을 첨부했다. 한 위원장이 보낸 화면에는 날짜와 시간이 가려진 채로 ‘권’이라는 글자가 찍혀있다. 권 변호사의 성씨를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전문.

<조선일보와 중앙일보의 보도 및 한상혁 위원장의 입장에 대하여>

1. 3월 31일 제가 한상혁 위원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시간은 오후 9시경이 맞습니다.

2. 그 날 저는 MBC보도를 보지 못한 상태로 야근 중에 한상혁 위원장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통화를 마친 몇 시간 이후에 보도를 확인하였기에 시간을 둘러싼 기억에 오류가 있었습니다.

3. 한 시간 반 가까이 이어진 그날의 통화내용 중에는

- 윤석열이랑 한동훈은 꼭 쫓아내야 한다.
= 촛불 정권이 맞냐. 그럼 채동욱 쫓아내고 윤석열 내친 박근혜와 뭐가 다르냐, 임기가 보장된 검찰총장을 어떻게 쫓아내냐. 윤석열은 임기가 보장된 거고.
윤석열 장모는 수사 하면 되지 않느냐,
- 장모나 부인 만의 문제가 아니다, 내가 김건희를 잘 안다. 윤석열도 똑같다, 나쁜 놈이다.
한동훈은 진짜 아주 나쁜 놈이다. 쫓아내야 돼.
= 한동훈 등등은 다 지방으로 쫓아 내지 않았냐.
- 아예 쫓아내야지. 한동훈은 내가 대리인으로 조사를 받아봤잖아. 진짜 나쁜 놈이다.
= 수사 참여할 때 검사가 좋아 보일 리가 있나. 뭐가 그렇게 나쁘다는 거냐.
- 곧 알게 돼.

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4. 뒤늦게 확인한 MBC 보도에서 한동훈 검사 이름이 언급되지 않았는데도, 보도 직후에 그의 이름이 언급이 되어서 강한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이런 내용을 지인과 나눈 텔레그램 대화 자료를 가지고 있습니다.

5. 페이스북에 친구공개로 삭제를 예고하며 보도를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고, 기사화도 원하지 않았습니다. 그 날의 대화 정보만으로는 MBC 보도가 계획에 의한 권언유착이었다거나 한상혁 위원장이 그러한 계획에 연루되었다는 심증을 굳히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6. 행위의 결과에 대한 깊은 숙고 없이 올린 글입니다. 그러나 한상혁 위원장은 왜 3월 31일 MBC가 "A검사장"으로만 보도하였음에도 한동훈의 이름과 부산을 언급하셨는지 내내 의문을 떨쳐 버릴 수 없습니다. 권언유착의 가능성을 여전히 의심하는 이유입니다. 이러한 권언유착의 의혹을 시간을 둘러싼 기억의 오류로 덮을 수는 없습니다.

조선비즈

권경애 변호사 페이스북 캡쳐



김명지 기자(mae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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