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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거래는 줄고 가격은 뛰는 수도권 전·월세… “이사철 오면 더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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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달 31일부터 임대차3법 시행에 들어갔지만, 임차인 보호라는 본래 목적과는 달리 서울과 경기 전·월세 거래량이 크게 줄고 가격은 뛰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미 현실화하고 있는 ‘전세 대란'이 본격적인 이사철이 시작되는 9월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조선비즈

지난 5일 서울 송파구 부동산중개업소 매물 정보란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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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정보광장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8941건으로 올해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전년 동기(1만3789건)보다 크게 줄어든 수치이면서 올해 2월(1만9236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계약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신고하게 돼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등록 건수가 더 늘어날 수 있지만, 작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경기도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경기부동산포털에 따르면 경기도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지난달 1만2742건으로 역시 올해 최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지난 2월 2만7107가구가 거래된 것과는 대조적이다. 지난해 7월 경기도는 전·월세 거래량이 1만9445건을 기록해 올해보다 34% 가량 많았다.

서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다세대 주택과 연립 주택도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전·월세 계약건수가 줄었다. 지난달 서울의 다세대·연립주택 전월세 거래량은 6190건으로 지난해(8046건)보다 23% 감소했다. 경기 역시 2730건으로 지난해 동기(4177건)보다 35% 줄었다.

전월세 거래량 감소는 전셋값 급등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8월 둘째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7% 오르며 올 들어 최대폭으로 상승했다. 경기 역시 0.29% 올라 올해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감정원은 "서울 전셋값은 임대차보호법 시행과 저금리 기조, 재건축 거주요건 강화 등으로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역세권 및 학군 양호한 지역과 정비사업 이주 수요가 있는 지역 위주로 상승폭을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전월세 거래량이 줄어들고 전셋값이 급등하는 현상은 임차인에게 4년 거주를 보장하고 임대료 인상을 5% 이내로 묶는 ‘임대차3법’이 도입되면서 전·월세 매물이 급격하게 줄은 데 따른 것이다. 반면 매매 거래량은 30대 등을 중심으로 ‘패닉 바잉(Panic Buying·공포에 의한 사재기)’에 의한 매수세가 이어지는 등 임대차3법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적게 받고 있다.

실제로 서울과 경기 아파트 매매 거래의 경우 전월세 거래량만큼 전년과의 차이가 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7588건으로 전년 동기(8815건) 대비 14%만 줄어든 상태다. 이대로라면 작년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경기는 지난달 1만7000건이 거래돼 이미 지난해 동기(1만1648건)보다 오히려 증가했다.

이 때문에 임대차3법이 본격 시행된 8월 들어서는 전월세 거래량이 더욱 줄어들고 전세시장은 더욱 위축될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에 13만2000가구를 신규 공급하겠다는 정부의 공급 대책도 전세난을 해결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시중에 매물이 너무 없는데다 임대차3법으로 인한 불안감으로 선제적으로 전셋값을 올리면서 매물은 거두는 경우가 많은 상황"이라면서 "게다가 저금리 상황에서 수익률이 낮은 전세보다 월세나 반전세로 전환 사례가 늘어나면서 이사철이 시작되는 9월 품귀로 인한 전세시장 불안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이미 일어나고 있는 전세대란은 정부에서 공급량을 늘린다고 해서 안정되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넘치는 유동성에다 임대차3법 도입까지 겹쳐 당분간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는 예측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했다.

백윤미 기자(yu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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