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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풍력발전 인기에 효자된 '후육관'… 세아제강, 철강 경기 악화에 사업 다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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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위 강관 제조기업 세아제강(306200)이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 추진에 힘입어 실적 회복을 노리고 있다. 강화되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긴장하던 세아제강이 해상풍력발전과 LNG(액화천연가스) 터미널 건설 사업으로 실적 개선에 나설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린다.

세아제강은 그간 미국발 ‘관세 폭탄’에 몸을 사려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보호무역주의 정책을 내세우면서 우리나라 철강제품에 높은 관세율을 부과하고 쿼터제를 도입했다. 세아제강의 미국 수출물량은 지난 2017년 215만톤이었지만, 수입쿼터가 시행된 2018년 153만톤, 지난해 131만톤으로 계속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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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서남권 해상풍력 실증단지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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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제강은 급격한 시장 변화에 대응해 신재생 에너지에서 대안을 찾고 있다. 세아제강은 2017년 후육관(厚肉管·두꺼운 후판을 이용해 만든 파이프)을 글로벌 주요 해상풍력발전소에 납품하기 시작하면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 상황이다.

세아제강은 생산 초기 후육관을 원유·가스 재킷용 강관, 후육 라인 파이프 용도로 납품했지만, 해상풍력발전소 하부구조물 재킷용으로 공급하고 나섰다. 세아제강은 현재까지 10개의 프로젝트에 참여했으며, 최근 대만 해상풍력 발전 프로젝트에도 재킷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후육관은 통상적으로 두께 25mm, 외경 660mm(26인치) 이상의 강관(파이프) 제품을 의미한다. 일반 파이프보다 훨씬 두꺼우며, 프로젝트마다 필요한 길이와 두께, 성질이 달라 다품종 소량생산 방식에 적합하다.

증권업계에서는 후육관을 생산하는 기업이 많지 않아 수요가 늘면 세아제강이 수혜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계풍력발전협회(GWEC)에 따르면, 해상 풍력발전의 설치용량은 2019년 29GW에서 2024년 79.8GW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세아제강 관계자는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와 시장 변화 때문에 변수가 커서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힘써왔다"며 "풍력발전의 경우 아직은 매출 비중이 크지 않지만, 앞으로도 해상풍력 사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LNG 터미널용 송유관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도 세아제강에 긍정적이다. 세아제강은 LNG용 STS (스테인리스스틸) 후육관과 스파이럴 강관을 생산하고 있는데, 전세계적으로 LNG터미널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제품 수출 확대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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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제강 순천공장에 후육 대구경 강관이 놓여있다. /세아제강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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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세계적으로 약 200여개의 LNG 터미널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며, 국가별 예상 투자금액은 미국 5070억달러(약 600조원), 캐나다 4100억달러, 러시아 860억달러, 호주 380억달러, 중국 240억달러 규모이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전세계 주요 국가가 화석 연료에 의존하는 산업 구조를 신재생 에너지 기반으로 바꾸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며 "세아제강이 외형성장, 수익성 개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황이 이렇자 세아제강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도 커졌다. 세아제강 주가는 코로나19 여파가 한창이었던 3월 말 2만7800원까지 내렸지만, 지난해 수준으로 회복했다. 지난 4일에는 장중 7만5400원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세아제강지주(003030)주가도 3월 1만8000원대에서 최근 4만원대까지 올랐다.

증권업계에서는 조만간 발행될 세아제강의 회사채에도 주목하고 있다. 세아제강은 지난해 분할 이후 처음으로 회사채를 발행해 흥행했으며, 다음달 27일에도 600억~800억원 가량의 공모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회사채의 경우, 글로벌 철강 경기가 좋지 않다는 점이 발목을 잡을 가능성도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세아제강이 국내 강관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양호한 이익창출력을 유지하고 있다"면서도 "글로벌 철강 경기 불확실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후육관(厚肉管) : 두께가 20~140㎜인 초대형 파이프로 두꺼운 후판을 두드려 만든 철강재다. 주로 해양플랜트 구조물, 송유관, 발전소 열배관재, 내진건축용으로 쓰인다.

안소영 기자(seenr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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