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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공정위, 몰아치기식 기업조사.. 재계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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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 몰아주기 적발 가속도
이달중 한화 제재 결정 전원회의
하림·금호아시아나도 초읽기
코로나로 경영 어려운 재계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 불만


'대기업 저승사자'로 불리며 재벌개혁 선봉에 선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이 '일감몰아주기' 적발에 가속도를 내면서 재계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과 최저임금 공방 등 경영환경이 악화일로를 걷는 와중에 공정위가 지나치게 엄격한 잣대를 적용, 자율적인 기업활동까지 위축되고 있다는 것.

문재인정부 들어 본격화된 재벌가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공정위의 조사 결과 발표일정이 연말까지 꽉 차 있는 가운데 공정위는 대기업의 허위자료 제출 혐의까지 낱낱이 들여다볼 계획이다. 당장 공정위의 다음 타깃은 한화, 하림, 금호아시아나가 거론되고 있다.

6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공정위 기업집단국은 올해 말까지 기업들의 일감몰아주기 제재와 관련한 조사 결과 발표를 연이어 계획하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해부터 하림·금호아시아나·한화·미래에셋·아모레퍼시픽·에스피씨(SPC) 등 6개 그룹의 일감몰아주기 등 부당 내부거래 혐의를 조사해왔다. 공정위는 SPC, 미래에셋,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다음 대상으로 한화, 하림, 금호아시아나를 들여다보고 있다. 공정위는 관련 기업들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이를 심사하는 전원회의를 대부분 개최했거나 곧 개최할 예정이다.

먼저 공정위는 한화S&C(현 한화시스템)에 한화 계열사들이 부당지원한 혐의에 대해 이달 중 제재 수위를 결정하는 전원회의를 열 예정이다. 한화 계열사들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아들 3남이 합쳐 지분율 100%를 가지고 있던 한화S&C에 내부거래로 일감을 몰아준 혐의를 받고 있다.

공정위는 5년 전부터 한화그룹 계열사들의 일감몰아주기 관련 조사를 해왔다. 최근 속도가 빨라지자 한화 계열사들은 공정위의 정상가격 산정기준과 이견이 있다며 제3자 기업들의 거래가격 정보를 공개하라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림도 공정위 제재를 목전에 두고 있다. 하림은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장남 김준영씨가 지분 100%를 가지고 있는 닭고기 가공업체 올품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혐의와 관련, 공정위 조사를 받아왔다. 특히 하림은 올품의 100% 자회사인 한국썸벧을 양계농장 약품 공급의 중간단계에 끼워넣어 통행세를 챙기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역시 공정위 결과를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공정위는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사업권을 이용,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금호홀딩스(현 금호고속)를 부당지원한 행위에 대해 조사해왔다. 그뿐만 아니라 금호홀딩스가 그룹 계열사들로부터 담보 없이 저금리에 단기차입금을 끌어 쓴 혐의에 관한 건도 걸려 있다.

재계 관계자는 "공정위의 몰아치기 조사는 기업집단국의 내년 재평가를 앞두고 실적을 내기 위한 것 아니냐"면서 "공정위의 눈치 때문에 공식적인 항변도 못하고 속앓이만 하는 실정"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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