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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2 (토)

[속보] 터키 리라, 다시 사상최저…환율방어 노력 물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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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파이낸셜뉴스

터키 리라 추이(달러당 리라) /사진=리피니티브, 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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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리리가 6일(이하 현지시간) 다시 사상최저치로 추락했다. 중앙은행의 환율방어 노력도 물거품이 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리라는 이날 미국 달러에 대해 3.6% 가치가 급락해 달러당 7.3079리라로 추락했다. 앞서 지난 5월, 또 2018년 여름 외환위기 기간 기록한 사상최저치를 경신했다.

터키중앙은행이 리라 가치 급락을 막기 위해 대규모로 시장에 개입했지만 급락세를 막는데 실패했다.

터키 금융시장이 이번주 들어 기능마비 조짐을 보이자 외환시장에서는 이날까지 이틀 간 리라가 투매 현상을 보이고 있다.

터키 주식시장도 혼란에 빠져 5% 넘게 폭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세계 주식시장이 붕괴를 겪었던 3월 중순 이후 최대 낙폭이다.

투자자들과 애널리스트들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리라 급락 흐름을 끊기 위해 터키중앙은행이 금리인상에 나서야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런던 GAM의 신흥시장 포트폴리오 매니저 폴 맥나마라는 "뭔가 변해야 한다"면서 터키의 외환시장 개입과 리라 매도를 어렵게 하기 위한 각종 장치들이 이제 '소진'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다른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맥나마라는 "행정적인 대응이건 금리인상이건 -또는 다른 무엇이건- 간에" 현 정부로서는 대응이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리라 하락세가 빚어진 수시간 뒤 중앙은행은 성명을 통해 "경제회복세에 속도가 붙고 있다"며 심리 안정을 꾀했다. 중앙은행은 "(외환) 시장의 가격 움직임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면서 대응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러나 중앙은행 성명 발표 뒤에도 리라는 더 하락했고, 이후 낙폭을 일부 만회했다.

터키 리라 추락의 근본 배경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독특한 경제관을 갖고 있어 통화완화 정책과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이 경제성장의 동력이라고 믿고 있다.

그가 압력을 넣은 탓에 터키 기준금리는 지난 1년간 15.75%포인트 인하됐다. 코로나19 위기가 시작되고, 핵심 산업인 관광산업이 심각한 타격을 받기 한참 전부터 이미 급속한 금리인하가 시작된 것이다.

이때문에 지금은 코로나19 위기로 경제성장이 멈춰섰지만 인플레이션은 위험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게다가 리라 가치 추락으로 수입물가도 뛰고 있다.

리라 가치 추락 압력이 높아지는 가운데 터키 당국은 6~7월 리라 가치가 달러당 6.85달러 밑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유지해왔다. 골드만삭스는 이를 위해 중앙은행이 올 상빈가 외환보유액 650억달러를 외환시장에 투입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시장 개입규모 400억달러보다도 훨씬 더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이같은 노력이 무색하게 리라는 추락하고 있다.

리라는 앞서 5일 시티그룹이 예상한 3개월 예상치를 이미 돌파했고, 1년 예상치에 다가서고 있다.

시티는 리라 가치가 급락해 석달 안에 달러당 7.25리라, 1년 안에는 7.75리라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터키 이스탄불 컨설팅업체 스파르타 앤드 코의 타너 오자르슬란 이코노미스트는 중앙은행의 지시를 받아 시장에 개입하는 국유은행들이 리라 부양에서 한 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영은행들이 화력에서 심각하게 밀리고 있다"며 외환보유액이 고갈되고 있음을 경고했다.

한편 리라 추락은 다른 신흥국 통화로도 전염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날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 역시 강한 하강 압박을 받았다고 FT는 전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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