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8·29 전당대회 최고위원 후보인 양향자 의원(광주 서구을)은 지난 6일 뉴스핌과 만나 "경제 성공없이 정권 재창출은 없다.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민주당의 재집권 의지와 전략을 보여줄 메신저는 유일한 실물경제전문가인 저 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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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의원은 최고위원 후보 가운데 유일한 여성 본선 진출자다. 민주당 당헌당규상 득표율 상위 5명 내 여성이 없을 경우 득표율 5위 후보 대신 여성 후보가 지도부에 입성한다. 양 의원은 당선을 확정 지은 상태다.
그런데 정작 당사자는 '여성 몫'을 반납하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여성을 배려하는 당헌당규가 없는 게 나았을 것이란 생각조차 들었다고 한다. 자력으로 지도부에 입성하지 못하면 여성 대표성조차 힘 받지 못한다는 생각에서다.
"만약 제가 당선권에 들지 못하면 민주당은 오히려 여성을 외면하는 당이라는 인식이 생기지 않겠나. 그런 득표율을 받고도 여성이란 이유로 배려받아 지도부에 들어간다면 제 스피커에 힘이 실릴까. 여성 몫으로 뽑혔는데 정작 여성을 위한 대변자 역할조차 제대로 못 할 것이다."
그렇기에 냉정하고 엄격한 평가가 더욱 절실하다. 다른 후보들과 동일 선상에서 승부해 자력으로 5위 내 오르겠다는 목표다.
"이미 만들어진 꽃가마에 타고 싶지 않다. 무엇이든 자연스러워야 한다. 굳이 여성을 억지로 끌어올리는 상황은 불편하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더는 '여성'이란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제 목표다. 여성이 아닌, 민주당과 국민 모두의 대표성을 띠고 지도부에 입성하고 싶다. 오로지 표로 인정 받아야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다. 2030 여성과 청년들이 저의 선거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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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첫 고졸 여성임원'이란 입지전적 이력을 쓴 그다. 양 의원은 광주여자상고를 졸업한 그 해 삼성전자 평사원으로 입사해 상무이사직(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까지 올랐다. 4년 전 문재인 당대표 시절 영입된 그는 당내 '실물경제통'으로 불리며 문 정부가 경제 위기에 직면할 때마다 구원투수로 나섰다. 지난해 일본의 대(對)한 수출 규제 당시 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엔 포스트코로나 시대 경제위기 최전선에서 경제 성공의 길을 열겠다는 포부다.
양 의원은 "민주당 뿐만 아니라 국가적 위기에선 항상 제가 불려나왔다. 이번 경제 위기에서도 양향자를 부를 수 밖에 없다"며 "차기 지도부 후보 가운데 경제 메신저는 오로지 저 뿐이다. 한국판 뉴딜을 뒷받침할 실물경제 경험과 미래산업 이해도를 갖춘 사람 한 명 쯤은 반드시 지도부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예상보다 더 빠르게 비대면 사회가 도래했다. 국민들이 사회적 안전망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재빠르게 산업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문 정부가 들고 나온 것이 한국판 뉴딜"이라며 "한국판 뉴딜은 D·N·A(Data·Network·AI)에 기반한다. 제가 바로 지난 30년간 일해온 전문 분야로, 누구보다 잘 할 수 있는 분야"라고 힘줘 말했다.
한국판 뉴딜의 성공을 담보하기 위한 '3+1 협의체'도 제안했다. 기존 민주당·정부·청와대가 민간 기술산업계와 머리를 맞대고 상시 논의한다는 구상이다.
양 의원은 "기존 당정청 협의체 만으로 한국판 뉴딜의 성공을 담보할 수 없다"면서 "결국 민간이 합쳐져야 한다. 당정청과 기술산업계로 구성된 3+1 협의체를 꼭 만들어 우리가 가야 할 과학기술 방향을 민간으로부터 들어야 한다"고 했다.
양 의원에게 행사한 한 표는 곧 '경제 몫'이라는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여성할당제로 당선이 기정사실화된 양 의원은 잊고, 차기 지도부의 경제위기 극복에 힘을 실어주는 차원에서 그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최고위원 후보 상위랭크 5인은 곧 민주당의 재집권 의지와 전략에 대한 답이다. 경제전문가인 제가 표를 얻지 못한다면 과연 민주당 차기 지도부는 경제위기를 극복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을 살 수 밖에 없다. 경제 위기를 극복해 문재인 대통령을 경제대통령으로 성공시켜야 한다. 그것이 문 정부의 승리와 정권 재창출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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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향자 의원(광주 서을)은 1967년 전남 화순군에서 태어났다. 1986년 광주여상을 졸업한 후 삼성전자에 연구 보조원으로 입사했다. 2014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플래시개발실 상무직에 올랐다. 최초의 상고 출신 여성 임원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민주당에는 2016년 1월 입당했다. 당시 당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이 영입한 여성 인재다. 양 의원은 입당 당시 "학벌의 유리천장, 여성의 유리천장, 출신의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 모든 걸 바쳐 노력했지만, 청년들에게 '나처럼 노력하면 된다'고 말하고 싶진 않다"는 변을 밝히며 주목 받았다.
정계에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첫 지역구 도전에서는 고배를 마셨다. 20대 총선 당시 안철수의 '국민의당 바람'이 광주 전역을 휩쓸었다. 국민의당 후보로 출마한 천정배 후보에게 큰 표 차이로 졌다.
양 의원은 야인 기간에도 정치적 광폭행보로 주목 받았다. 원외인사로는 드물게 여성 몫의 당 최고위원직에 도전해 성공했다. '최초의 여성 광역자치단체장'을 꿈꾸며 광주시장 경선에도 나갔지만 탈락했다.
이후 차관급인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 원장으로 임명돼 삼성의 조직문화와 시스템을 공무원 사회에 이식하는 교육을 했다. 반도체 업계에 오래 몸 담은 전문가로서 2019년 일본의 경제 보복 당시엔 당내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
21대 총선에서는 광주 서을 지역에서 천정배 후보와 재대결을 치러 설욕했다. 양 의원은 75.8% 득표율로 당선돼 천 후보를 크게 이겼다.
chojw@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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