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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삼성전자노조 “민주당·노동부 포함한 산재은폐 의혹 조사단 꾸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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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전국삼성전자노조 간담회

“함께 다니던 친형 산재 쓰려 하자,

삼성전자 ’동생 생각 안 하느냐’ 압박”

송갑석·이형석·양향자 의원 등 참석

노동부 “자료 검토 뒤 필요시 조사”


한겨레

7일 오후 2시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에서 ’삼성전자 산재은폐 의혹 관련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더불어민주당 현장간담회’가 진행됐다. 한국노총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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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다니다가 10년 전 퇴사한 친형은 회사만 가면 숨이 차고 심장이 뛰는 과호흡증후군을 앓아 산재를 신청하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회사 쪽에선 ‘동생 생각은 안 하느냐’는 말로 가로막았습니다. 제가 사고를 당하고 보니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사내 식당에서 넘어져 다리가 부러지거나 2층에서 떨어져 다쳤는데도 산재 신청을 못한 동료들이 제가 개인적으로 아는 경우만 10명이 넘습니다.”(ㄱ씨)

“경영진은 사람보다 설비가 멈추는 것을 우선시하고 관리자들은 아무리 아프다고 말을 해도 들어주지 않습니다. 저는 근골격계 질환으로 좌측 어깨 탈구 수술을 두번 했고, 우울증약과 수면제를 복용 중입니다. 철저한 진상규명에 힘을 실어주십시오.”(ㄴ씨)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과 더불어민주당이 7일 한국노총 광주지역본부에서 연 ’삼성전자 산재은폐 의혹 간담회’에서는 삼성전자 생산직 직원들의 이같은 사례담이 이어졌다. 이날 간담회는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에서 회사 쪽이 고의로 노동자들의 산재 신청을 가로막았다는 <한겨레> 보도(산재 신청하라…삼성전자에서 찍히려면) 이후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민주당의 송갑석, 이형석, 양향자 의원과 박해철 전국노동위원장, 고용노동부 광주지청 담당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전국삼성전자노조는 “전 직원 대상 산업재해 관련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며 “또 민주당과 노동부, 노사 양쪽 등 4자가 포함된 산재 은폐 의혹조사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해 공동으로 조사를 벌이자”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송 의원은 “삼성 은폐 언론 보도를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오늘 구체적인 사례를 듣고 대응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또 노동부 광주지청 관계자는 “과거 삼성전자 근골격계 유해요인에 대한 자료를 검토한 뒤 필요하다면 현장감독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전국삼성전자노조는 지난 5월27일부터 6월 6일까지 삼성전자 가전부문 사업장 노동자 53명을 대상으로 건강관리 실태 조사를 벌인 결과, 대부분이 일하던 중 근골격계 질환(회전근개 파열, 허리디스크 등)을 앓거나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특히, 응답자 중 29명(54.7%)은 사흘 이상의 부상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사실이 있음에도 이 사실이 제대로 노동부에 보고되지 않았고, 산재 신청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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